배우 문소리,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문소리가 곱디 고은 ‘장년 애순’으로 분해 4주간 대한민국 눈물샘을 흠뻑 짜냈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감독 김원석)에서 아이유와 함께 ‘애순’을 2인1역으로 분해 16부작을 완성해낸다.
“14살 딸이 있는데 실제로 아이유 팬이에요. 그래서 제가 아이유와 함께 나오는 걸 보고 신기해하고 자랑스러워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제 딸이 더 신기했어요. 어릴 때부터 연예인들이 엄청 우리 집에 왔었는데, 왜 이제서야 아이유와 연기하는 게 신기한 건지. 또 최근엔 자신이 좋아하는 보이넥스트도어 오빠들이 ‘폭싹 속았수다’ 리뷰를 하는 걸 보고 그냥 너무 신기하대요. 지금은 그냥 ‘그래, 다행이다. 부끄럽지 않고 신기한 거니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문소리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폭싹 속았수다’로 아이유과 호흡한 소감, 임상춘 작가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실제 어떤 딸이었는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 문소리, 사진제공|넷플릭스
■“아이유 같은 딸이 또 있을까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 서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문소리)과 무쇠같은 ‘관식’(박보검·박해준)의 인생 사계절을 다룬 시리즈다. 아이유는 문소리와 애순 역을 나눠 연기했고, 또 ‘애순’의 딸 금명 역을 맡아 1인2역에도 도전했다.
“한 인물을 두 배우가 나눠서 연결해 연기하면 뒤에 하는 사람이 부담스럽겠지만, 워낙 좋아하는 배우로서 전 그 부담도 당연히 제가 가져가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아이유 팬덤이 혹여나 나로 바뀔 때 실망하면 어떡하나 살짝 걱정되긴 했찌만, 오히려 팬덤 측에서 제가 아이유와 함께 연기한다고 공식발표 났을 때 엄청 좋아해줬다고 하더라고요. 첫 고비를 잘 넘긴 거죠. 임상춘 작가가 워낙 힘있는 이야기를 탄탄하게 잘 써준 덕분에 그걸 믿고 가보자 싶었고요.”
‘폭싹 속았수다’ 속 문소리.
후반부 딸로 나온 아이유와 호흡은 또 달랐다.
“‘금명’ 역을 똑부러지게 해내는데, 박해준하고 ‘저만한 딸이 또 있을까. 누구 딸이냐, 대단하다’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니까요. 정말 야무진 친구였어요. 가수로서는 물론이거니와 배우로서도 잘해나가는 모습이 대단해요. 우리 딸이 팬이 될만한 아티스트구나, 존경할 만했다니까요.”
배우 문소리, 사진제공|넷플릭스
■“신랑인 장준환 감독, 실제 ‘관식’과 좀 비슷해요”
남편이자 영화 ‘1987’ 등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반응도 궁금했다.
“눈물이 많은 사람이 아닌데, 이번 작품을 보면서 울더라고요. 오랜만에 남편의 눈물을 본 것 같아요. 하하. 작가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칭찬하면서 이 작품을 참 좋아하던데요.”
유니콘 같은 남편 ‘관식’과 장준환 감독을 비교하기도 했다.
“제 남편은 말도 천천히 하고 ‘관식’의 리듬과 좀 비슷해요. 또 관식에겐 애순이 최고이고 늘 자신보다도 애순을 먼저 챙기는데, 그런 면에선 조금 비슷하죠. 하지만 ‘관식’과 많이 비슷하다고 기사가 나면 안 돼요. 이 분도 노력하고 개선해야한 부분이 많거든요. 하하. 제가 살면서 제 남편에게 ‘관식’ 같은 면을 찾으려고 하는 것도 있고요. 따뜻하고 한결같다는 점은 비슷하지만요.”
그는 어떤 딸이었을까.
“전 어릴 적에 몸이 많이 아파서 부모에게 불효한 딸이었어요. 엄마가 너무 걱정을 많이 했고, 약한 몸 때문에 안 가본 병원이 없었죠. 그땐 몰랐는데, 지금 제가 딸을 키우니 건강한 게 얼마나 감사한 건지 이제야 알겠더라고요.”
반대로 그는 14살 딸에겐 어떤 엄마냐고 물으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젠 제가 하는 모든 얘기가 잔소리로 들리는 시기거든요. 그저 딸이 좋아하는 아이돌 얘기 조금 해줄 땐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란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꼭 이르는 말은 하나 있긴 한데요. ‘네가 유명한 사람들의 딸이라서 주변에선 니 얘길 많이 할 수도 있으니 너 역시 혹시나 남에게 상처가 되는 얘기를 절대 하면 안 된다. 그건 다 너에게 돌아온다’고 말하긴 해요. 자신이 뱉은 말은 언젠가는 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딸의 반응이요? 귓등으로도 안 들어요.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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