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MAU 509명... 설치 건수·사용 시간도 최대
배경 그림은 머니투데이 축구팀 사진을 챗GPT를 써서 지브리풍으로 그려 본 것./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
오픈AI가 만든 생성형 AI(인공지능) '챗GPT'가 '지브리 스타일' 그림 유행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달 GPT-4o 기반 이미지 생성 기술을 공개한 후 월 이용자 수와 이용시간, 신규 가입자 수가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다. 다만 저작권 문제, 딥페이크 악용 우려 등이 상존하고 있어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3월 챗GPT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509만명(안드로이드, iOS 합산)이다. 직전 월(387만명) 대비 31.6% 증가했고, 전년 동기(88만명)와 비교해선 478.3%나 올랐다. 챗GPT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2023년 7월(안드로이드 기준) 이후 최대치다.
챗GPT의 신규 설치 건수도 지난달 144만건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월 대비 78.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월 앱 사용 시간도 63.5% 증가한 809시간을 기록했다. 오픈AI가 GPT-4o 기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출시한 것은 지난달 25일로, 월말에 서비스를 공개했음에도 이용자 수 증가세가 가파르다.
챗GPT로 지브리, 짱구, 심슨 등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이미지를 만들어 SNS(소셜미디어)에 올리거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기존 가입자의 체류시간이 늘고 신규 이용자가 유입된 결과다. 오픈AI에 따르면 이 기능 출시 직후 일주일간 1억3000만명의 이용자가 7억개 이미지를 생성했다. 유료 구독자 수는 약 450만명이 증가했으며, 전체 가입자 수는 5억명을 넘어섰다.
이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X(엑스, 옛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챗GPT 이미지를 활용해 만들어 낸 이미지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서도 "이 때문에 우리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녹아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달 30일에는 "수요가 말도 안 될 정도로 많다. 우리 팀은 좀 자야 한다"며 "제발 이미지 생성 좀 자제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해당 서비스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스튜디오 지브리'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논란도 함께 일고 있다. 일본 만화 '원피스'의 애니메이션 감독인 이시타니 메구미는 최근 "이는 지브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지브리가 싸구려 취급당하고 지브리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선 지브리 사진 제작을 위해 챗GPT에 올린 사진이 딥페이크 등에 악용될까 우려한다. 오픈AI는 기본적으로 이미지 제작에 활용되는 사진을 클라우드에 일시적으로 저장한 후 삭제한다. 모델 학습에도 활용하지 않는다. 외부 유출이 되지 않도록 설계됐지만,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서버에 잠시라도 저장되는 만큼 민감한 사진은 업로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단순 재미를 위해 온라인에 자신의 개인 사진을 생각 없이 올리는데, 다른 경로로 유출돼 무분별하게 떠돌거나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개인정보가 나오거나 민감한 사진은 되도록 업로드하지 않는 게 좋고 혹시 잘못 올렸더라도 오픈AI에 사진을 즉시 삭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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