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즌 만에 통산 895득점 기록
그레츠키 894득점 31년 만에 경신
한 시즌 40골 이상 기록도 14번워싱턴 캐피털스 알렉스 오베치킨(오른쪽)이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벨몬트파크 UBS 아레나에서 열린 NHL 뉴욕 아일랜더스와의 경기에서 통산 895번째 득점을 올린 후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31년간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웨인 크레츠키(왼쪽)가 시상식에 함께 참석했다. AP연합뉴스
아이스하키계에 31년간 깨지지 않았던 ‘불멸의 기록’이 경신됐다. 알렉스 오베치킨(39·워싱턴 캐피털스)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통산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새로운 ‘하키 황제’로 등극했다.
오베치킨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벨몬트파크 UBS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NHL 뉴욕 아일랜더스와 방문 경기에서 0대 2로 뒤진 2쿼터에서 통산 895번째 득점을 올렸다. ‘아이스하키 전설’ 웨인 그레츠키(64·은퇴)의 894골을 넘어서면서 새로운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1917년 출범한 NHL 107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비록 이날 워싱턴은 1대 4로 패했지만, NHL은 오베치킨을 위한 시상식을 열었다. 오베치킨은 “내가 그레츠키를 넘어 득점 1위에 올랐다는 걸 실감하기까지, 몇 주가 더 필요할 것 같다”며 “이런 이정표를 세울 수 있게 도와준 구단, 동료,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종전 최다 득점자였던 그레츠키도 현장에서 박수를 보내며 대기록의 탄생을 축하했다. 그레츠키는 아이스하키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NHL에서 1487경기에 출전해 894골 1963어시스트 공격 포인트 2857개 등 전설적인 기록을 남겼다. 1994년 802점째를 올리며 NHL 통산 득점 1위에 올랐던 그는 894점으로 득점을 늘린 뒤 1998-1999시즌 후 은퇴했다.
최다 골 신기록의 주인공 오베치킨은 2005-2006시즌부터 NHL에서 뛴 러시아 출신 골잡이다. NHL에 데뷔 후 한 팀에서만 뛴 그는 워싱턴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7-2018시즌 구단 사상 첫 스탠리컵 우승을 견인한 그는 NHL 통산 20시즌 중 무려 14번이나 40골 이상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다리 골절로 선수 생활 위기를 맞았지만 부상 복귀 후에도 팀 간판 골잡이로서 활약해왔다. NHL은 오베치킨의 신기록 달성 가능일을 4월 12일로 예상했으나 변함없는 화력으로 이를 앞당겼다.
대기록을 손에 쥐기까지 부상 외에도 암초가 많았다. 경기장 바깥에서 불거진 정치 논란이 대표적이다. 하키광으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 때문이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푸틴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압박이 커지면서 SNS 활동을 중단했던 오베치킨은 정치 관련 질문에 “분쟁이 끝나고 좋은 세상에 살게 되기를 바란다”며 노코멘트로 일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