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배우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이 합법과 불법을 오가는 치밀한 설계 속에서 아슬아슬한 추격을 펼친다. 배신과 공조, 복수까지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성이 속도감 있게 휘몰아치며 올 봄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야당’(감독 황병국,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특수본’(2011) 이후로 배우로서 활동하던 황병국 감독이 약 14년만에 영화감독으로서 복귀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야당’으로서 소위 ‘약쟁이’라 불리는 마약사범들과 검찰 사이에서 수사 뒷거래를 주도하는 이강수(강하늘 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3년 전 마약을 강제 투여당하고 억울하게 징역을 살았던 이강수는 승진을 노리던 검사 구관희(유해진 분)의 마약수사를 도운 일을 계기로 야당 일에 발을 들인다. 하지만 서로를 ‘형’, ‘동생’이라 칭하며 도원결의를 했던 이강수와 구관희의 우정은 유력 대선후보 조현택의 아들 조훈(류경수 분)이 나타나면서 한순간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마약 파티 현장에서 체포된 조훈이 권력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구관희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게 된 것.
같은 시기,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박해준 분)는 다이어트 약이라는 거짓말에 속아 마약에 손을 댄 배우 엄수진(채원빈 분)을 체포한다. 그는 엄수진을 미끼로 마약 파티 현장을 덮쳤지만 구관희와 이강수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엄수진마저 사건에 휘말려 검찰에 체포된다. 그러던 중 난데없이 뇌물수수 누명을 쓰면서 ‘옥황상제’라는 별칭으로 이름을 떨쳤던 형사로서의 삶에 위기를 맞는다.
‘야당’은 각기 다른 목적으로 모인 이들의 특별한 공조를 담은 작품이다. ‘야당’아라는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를 사용했지만, 그 내용물은 낯설지 않다. 무겁고 딱딱한 정치영화같은 제목과는 달리 통쾌한 액션범죄 영화의 구성을 따라가며 손쉽게 관객들이 흐름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한다.
이강수와 구관희의 버디물처럼 흘러가던 흐름은 중반부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진짜’ 전개가 펼쳐진다. 변곡점을 지난 ‘야당’은 거대한 권력 앞에 자신의 모든것을 잃거나, 또는 잃을 위기에 놓인 세 사람이 각자의 복수를 위해 힘을 합치는 과정을 그리며 한층 더 흥미진진해진다.
이들의 복수는 불법과 합법을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절대 악은 있지만, 절대 선은 없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응원하게 되는 것은 개연성을 더해주는 배우들의 연기 때문일 터. 오로지 복수만을 위해 지옥불에서 살아돌아온 이강수 역의 강하늘, 권력을 위해서라면 우정도 의리도 손바닥 뒤집듯 버리는 구관희 역의 유해진의 바퀴벌레같은 연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정의감으로 끝까지 범죄자들을 쫓는 오상재 역의 박해준. 여기에 ‘뒤통수어택 유발자’ 안하무인 조훈 역의 류경수와 마약으로 한순간에 추락했지만 삶에 대한 집념을 잃지 않는 엄수진 역의 채원빈까지, 인물의 서사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이들의 연기 열전이 몰입감을 높인다.
화려함 보다는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액션도 특징적이다. 허명행 무술 감독은 실제로 마약수사대 형사들이 마약 사범을 잡거나 진압하는 과정을 레퍼런스 자료로 참고하면서 실제 상황처럼 느껴지도록 했다고. 멋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치열하고 처절하게 서로를 물어뜯는 인물들의 육탄전은 영화의 현실감을 한층 더한다. 특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검찰조사 사진을 오마주한 장면 등,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풍자하는 듯한 요소 요소들이 관객들에게 묵직한 한 방을 선사한다.
4월 16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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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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