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연출은 만족스러워… 작화, 스토리는 원작 팬들 사로잡기엔 무리일 듯
- 2025년 4월 3일 방영된 넷플릭스 시리즈 데빌 메이 크라이 애니메이션
※ 해당 기사에는 데빌 메이 크라이 애니메이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제되면서도 원작 감성 잘 살린 액션, 캐릭터들의 특징 표현은 훌륭했지만 점점 줄어드는 주인공의 비중, 북미 감성의 작화 및 개그 코드, 뒤로 갈수록 루즈한 액션는 불호 요소였다.
스토리의 경우 빌런의 입체성과 데빌 메이 크라이 자체 서사를 잘 담아냈다. 하지만 그 서사를 풀어내는 과정이 마냥 흥미롭진 않았다. 지루한 시간도 꽤나 길었기에 킬링 타임 애니메이션을 원했다면 만족감을 느끼기엔 다소 부족한 작품이다.
미르 스튜디오, 아디 샨카 프로듀서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데빌 메이 크라이'의 감상평이다. 일본 액션 게임 '데빌 메이 크라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 2007년 방영된 애니메이션 이후 18년만에 나오는 신작이다.
원작의 주인공인 악마 사냥꾼 단테의 스토리를 다루지만 스토리 자체는 다른 내용으로 구성됐다. 마계와 인간계의 균형이 위협받는 가운데 단테가 악마들과의 싸움에서 자신의 운명과 탄생의 비밀을 알아가는 내용이 뼈대다.
- 액션, 연출은 원작 스타일을 한껏 반영했다
해당 애니메이션은 원작 게임만 경험한 경우, 과거 애니메이션까지 감상한 경우, 원작 자체를 경험하지 않은 경우 3분류에 따라 감성평이 나뉠 수 있다. 기자의 경우 원작 게임 시리즈만 경험한 입장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는 화려하고 속도감 넘치는 콤보 액션을 강점으로 내세운 게임이다. 애니메이션도 게임 원작의 시각적 스타일과 감성을 반영하기 위한 제작진 노력이 돋보였다.
작화의 경우 북미 감성이 짙은 클래식한 스타일이다. 삼각형 그림자로 질타를 받은 철권 블러드라인의 작화와 비슷하지만 한층 높아진 퀄리티와 디테일 표현을 자랑한다.
그렇다고 최근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처럼 뛰어난 디테일 표현이나 연출 그래픽이라고 보긴 어렵다. 인물 표현도 투박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개인적으로는 불호이지만 작화 퀄리티로 감상 도중 종료 버튼을 누를 정도는 아니다.
액션 연출은 만족스러웠다. 귀멸의 칼날, 나 혼자만 레벨업,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블리치 천년혈전과 비교하면 화려하지 않고 다소 정제됐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원작의 속도감과 감성은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펙트가 화려하지 않으니까 안구 피로감이 급격하게 누적되지 않고 고어 장면은 화끈하게 표현했다. 단점이라면 어색한 3D 컴퓨터 그래픽 처리를 꼽을 수 있다.
- 액션은 훌륭했지만 스토리는 글쎄...
스토리는 평범했다. 정확히는 만족과 불만족에서 불만족에 미세하게 더 가깝다. 원작 기준 시점은 데빌 메이 크라이3 이전 아캄과 레이디의 스토리다. 데빌 메이 크라이3를 경험했다면 새롭게 알게 되는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다.
다만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요소를 대거 가미한 탓에 원작 게임 경험자의 관점에서는 의문인 점이 많았다. 이는 전작 애니메이션을 감상한 입장에서 납득할 만한 요소라고 하는데 아직 전작 애니메이션은 감상하기 전이라 크게 와닿진 않았다.
주요 캐릭터는 단테, 레이디, 아캄이다. 단테는 원작과 비슷하다. 오랜만에 만나니까 원작 팬 입장에서 굉장히 반가웠는데 비중이 후반부로 갈수록 크게 감소해 아쉬웠다. 보이스는 조니 용 보시가 맡았는데 발음과 말투의 개성이 너무 강한 나머지 단테와 완벽하게 어울리진 않았다.
액션은 시원하지만 단테는 굉장히 약하다. 후반부에서 새로운 힘을 각성했는데도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단테의 모습을 보며 계속 물음표를 그렸다. 데빌 메이 크라이3를 즐긴지 너무 오래 되어 다시 실행해서 확인하고 싶었다. 쿠키 영상에 버질이 등장하는데 버질은 어떻게 표현될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레이디는 고구마다. 8화 마지막까지 답답한 캐릭터성을 버리지 않는다. 게다가 스토리에서의 중요도, 캐릭터로서의 능력 대비 비중이 너무 컸다. 후반부에는 주인공 단테와 거의 맞먹을 정도다. 그렇다고 뚜렷한 활약이 많지도 않다. 제작진이 시즌2에 어떤 역할로 등장시킬지 알 수 없지만 이 정도로 밀어줄 필요가 있었을까 의문이었다.
- 애니메이션에서 존재감이 가장 컸던 아캄
아캄은 가장 마음에 든 캐릭터다. 자체 서사와 행동 모두 가장 입체적이고 개성도 뚜렷하다. 6화가 그 입체성의 결정체였다. 물론 이를 풀어내는 과정이 다소 지루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스토리의 몰입감을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아캄의 입체성이 원작 스토리와 괴리감을 크게 만들었다는 단점도 가져왔다.
원작에서 악마는 절대악이다. 단테의 악마 퇴치는 인류를 지키기 위한 무지성 학살에 가깝다.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단테의 병맛이 데빌 메이 크라이의 매력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인간을 악의 집단으로 표현했다. 민간 악마를 학살하고 그로 인해 아캄이 인간에게 복수한다는 흐름은 원작 감성과 어울리진 않았다.
총평하자면 데빌 메이 크라이 애니메이션의 점수는 10점 만점 중 6점이다. 액션 외엔 전체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퀄리티인데 스토리도 원작 경험자 입장에서 공감대나 몰입감이 확 와닿진 않았다. 액션도 캐릭터와 사운드 한정이지 배경까지 확장해서 살펴보면 어색한 요소가 많다.
쿠키 영상으로 제작진이 시즌2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시즌2는 과도한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요소보다 원작 감성에 조금 더 어울리는 흐름으로 제작되길 바란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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