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 '대선·개헌' 동시 제안에 사흘째 강성지지자 난타
개헌 담화문 올린 우 의장 페이스북엔 2200개 댓글 달려
'수박 몰이'에 휴대전화 번호 공유하며 문자 폭탄 보내기도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2025.04.0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선·개헌 동시 투표'를 제안했다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문자 폭탄'을 맞고 있다.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조기 대선 구도를 개헌 이슈로 흔들어 이재명 대표 중심의 정권교체를 방해하는 자기 정치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8일 오전 기준 개헌 담화문을 올린 우 의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22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개헌에 반대하며 우 의장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개헌 찬성론자들을 '수박(비명계를 비하해 부르는 말)'으로 표현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도 다수 발견됐다.
우 의장은 지난 6일 특별 담화를 통해 대통령 선거일에 권력 분산형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자고 제안했는데 사흘째 공격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전날 우 의장 제안과 관련해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사실상 거부의 의사를 밝히자 극렬 지지층은 또다시 우 의장을 난타했다.
이들은 "해체해야 할 내란당하고 어떻게 협의하나", "국회의장 해임안 건의하자", "개헌 수괴가 긴급비상개헌령을 내렸다", "분탕질하지 말라"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대표 팬 커뮤니티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개헌론을 꺼낸 우 의장을 비판하는 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 특히 일부 이 대표 지지자들은 문자 폭탄을 보내자며 우 의장 휴대전화 번호를 공유했으며, 우 의장 후원금 취소 방법을 안내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강성 지지층의 분노에 친명 의원들도 가세했다. 양문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개헌? 개나 줘라. 제발 그 입을 닥쳐라"라며 "당신들이 윤석열과 뭐가 다른가?"라고 썼다. 민형배 의원 페이스북에서 우 의장 사진을 공유하며 "개헌을 이리 서둘러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면 다른 꿍꿍이가 있구나 오해하겠다"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우 의장을 향해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지 않는 국회의장 놀이를 중단하시고, 더는 개헌 주장으로 국민의 분노를 사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계파색이 옅은 상당수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찬반 입장을 밝히라는 문자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이 대표도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힌 만큼 당에서 다른 소리를 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며 "대통령 권한 분산 필요성에 공감하는 일반 국민이 많은데 윤석열이 파면됐는데 계속 내란 종식만 외치고 개헌은 미루는 모습이 중도층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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