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실적 전망
공들인 HBM사업, 하반기부터 가시적 성과 전망
연내 5세대 납품…6세대 개발·양산 목표 변수로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갤럭시 효과' 등 단기 호재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2분기 전망이 밝지는 않다. 미국의 '관세 폭탄' 등 대외 불확실성도 리스크 요인이다. 시장은 하반기에는 반도체 사업 '근원 경쟁력' 확보가 가시화하며 안정적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가 8일 발표한 1분기 잠정 실적(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 선방 이유로 '갤럭시 판매 호조'와 미국 관세 부과에 대비한 '반도체 미리 사두기'가 꼽힌다.
우선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 판매 흥행이 1분기 실적 전반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 소비 진작책 이구환신(以舊換新)에 따른 범용 메모리 판매 증가, 미국 관세 부과 움직임을 고려한 메모리 선구매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런 단기 호재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갤럭시 효과'는 갈수록 약해질 가능성이 높고, 이구환신과 반도체 선구매에 따른 실적 개선은 점차 한계에 다다를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도 삼성전자 실적 개선을 제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반도체 관세'가 2분기부터 수출에 직접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관세)도 빠른 시일 내(very soon)에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예정대로 9일(현지시간)부터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하면 가전·부품 등 사업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시장은 하반기 실적 개선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관건은 삼성전자 사업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 최강자' 자리를 지켜왔지만 AI(인공지능) 열풍으로 수요가 급등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며 위기론이 대두됐다. 지난해 5월 DS부문장으로 임명된 전영현 부회장이 1년 가까이 반도체 사업 '근원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턴 성과가 가시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재도약 신호탄은 HBM 엔비디아 퀄(품질) 테스트 통과가 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수 차례 퀄 테스트 통과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연내 HBM3E 납품 성공과 HBM4 개발·양산이 최우선 과제다. 이미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 중인 SK하이닉스는 지난달 HBM4 샘플까지 고객사에 제공하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연내 파운드리 사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을 내걸고 파운드리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매년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올해 1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이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것도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 적자가 메모리 사업 실적을 끌어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수율을 빨리 올려 최단기간에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