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야당' 강하늘./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싹싹하지만, 평소 성격은 무뚝뚝하다. 미담 제조기로 유명하지만, 사적인 연락은 거의 하지 않는다. 영화 '야당'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박해준이 전작 '폭싹 속았수다'로 큰 인기를 얻었음에도 "저희가 다 남자들이라, 작품 이야기를 나누는 스타일이 아니다. 다 무뚝뚝하다. 뒤풀이에서도 영양제 이야기, 수면에 관한 이야기뿐"이라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야당'에 출연한 배우 강하늘을 만났다. 강하늘은 자연스러운 민낯에 편한 후드티를 입고 취재진을 반갑게 맞았다. 평소 털털한 모습에 '기안84 닮은꼴'로 불린다는 그는 가위로 목 부분을 대충 잘라 낸 흰색 티셔츠를 이너로 입고 있어 놀라움을 안겼다.
'야당' 강하늘./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강하늘 분),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유해진 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박해준 분)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이다. 극 중 강하늘은 마약 세계의 정보를 국가 수사기관에 비밀리에 제공하는 내부자 야당 이강수 역을 맡았다.
강하늘은 박해준과 '미생'(2014) 이후 11년 만에 재회했다. 이에 강하늘은 "사실 '미생' 때 나는 철강팀, 해준 형님은 영엉팀이라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다. 해준 형님이 중반부터 합류했는데, 어느 순간 영업팀에 가니 모르는 분이 와 있더라. 그때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야당'을 통해 급격히 친해지며 번호도 교환했다. 강하늘은 "의욕 없어 보이고 힘 빠져 보이는 느낌이 현장에서 나와 비슷하다. 현장에 가면 '오~ 왔어?' 인사하고, 가만히 분장 받다가 현장에 앉아서 대기한다. 활기차게 친해진 게 아니라 축 처져서 느긋하게. 그런 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제가 핸드폰을 많이 보지 않고, 연락도 잘 안 해요. 해준 형님도 그걸 느꼈는지 번호 교환할 때 '나도 연락 잘 안 하니까 우리 생각날 때 점(.) 하나씩만 보낼래?'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아직 한 번도 그렇게 연락한 적은 없습니다. 하하."
'야당' 강하늘./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야당은 마약 세계에서 정보 제공이나 비밀 작전을 위해 신분을 속이고 정보원 노릇을 하는 마약범을 뜻하는 은어다. '야당'은 마약 수사의 뒷거래 현장에 실제로 존재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야당을 제목이자 주요 소재로 처음 다루는 작품이다.
강하늘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야당이라는 존재가 허구인 줄 알았다. 읽다 보니 너무 디테일하게 적혀있었다. 회사 대표님 친구가 마약반 형사라 야당에 관해 물어봤더니 그걸 어떻게 아냐고 하더라. 알고 나서 읽으니 더 몰입감 있었다"고 밝혔다.
'야당' 강하늘./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야당'에서 마약 중독자 연기를 선보인 강하늘은 "외국 작품이나 다큐멘터리, 처음 마약을 접했을 때의 느낌 등을 이야기하는 영상을 유튜브로 찾아봤다. 자문하러 오는 형사님에게도 이야기 듣고 섞어서 표현했다"며 "한가지 믿었던 부분은 마약 중독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거다. 그러면 어느 정도 열어두고 표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하늘은 이강수 캐릭터를 '박쥐'라고 정의했다. 그는 "너무 착하지도 악하지도 않지만, 관객들 눈에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박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강수 캐릭터를 따라올 때 마음이 가서 따라온다기보다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면서 따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강하늘./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극 후반부에 가서는 말을 더듬는 설정으로 마약 중독자의 후유증을 표현했다. 강하늘은 "후유증 증상에도 여러 가지가 있더라. 손이나 다리를 절기도 하고, 생각이 느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다리를 절면 후반에 액션신을 못 하니까. 고민하다가 말을 더듬거리면 후유증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감독님도 연기를 보시더니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미담 제조기'로 유명한 강하늘에게 박쥐 같은 캐릭터는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이에 강하늘은 호탕하게 웃으며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아니에요. 저는 박쥐 같은 사람입니다. 이쪽저쪽 붙어요. 하하."
'야당'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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