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 30쪽 분량 보고서 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의사봉을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장 우선 담론의 한 축으로 제시한 ‘국부펀드론’이 검토보고서 형태로 지도부에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성장전략을 연구·개발하는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가 30쪽 분량으로 작성한 자료다. 국부펀드 성장론이 민주당의 ‘잘사니즘’ 대선 공약에 담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부펀드가 주요 어젠더로 연구돼 비공개 내부보고서 형태로 당 지도부에 보고됐다”며 “이 전 대표는 국부펀드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여기저기 산재해 정책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존의 중소형 국부펀드들을 국가가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국부펀드로 벌어들인 이익이 특정 기관으로만 흘러 들어가는 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쓰이도록 설계하자는 것이다. 주요 국가들의 국부펀드 성공 사례도 담겨있다고 한다.
관련 연구는 미래성장위를 이끄는 이언주 최고위원 주도 아래 이뤄졌다. 민주당과 기획재정부·산업연구원을 비롯해 선대인경제연구소 등 민간 단위의 참여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범위가 정해지지 않아 최종 공약으로 얼마나 반영될지는 추후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대선공약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월부터 중도·보수 노선을 강조하며 성장 담론의 하나로 국부펀드론을 꺼냈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부흥을 위해 국부펀드 같은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논리였다.
민주당은 국부펀드와 함께 국민펀드 역시 당의 대선공약으로 검토 중이다. 당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공약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앞서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국민, 기업, 정부, 연기금 등 모든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최소 50조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국내 첨단전략산업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이나 채권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이 전 대표는 이후 무당층을 겨냥한 중도·보수 행보를 더욱 활발히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비상계엄 이후 국민들은 이재명이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하라고 요구하고 지지해 왔다”며 “민생경제와 국가위기 해결을 위한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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