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 및 정국 수습 들며 대선 이후로 개헌 논의 미뤄
사실상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친명계 의원들의 반대 못 이기고 백기 들어
개헌 찬성표 던진 與, "의장도 못 버티는 1인 독재 정당 민주당"이라며 비난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6.3 조기 대선과 동시에 개헌 투표를 하자는 제안을 나흘 만에 일단 철회했다. 친명계 의원 다수 중심 야권의 거센 반대를 이기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이날 낮 본인의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고 "현 상황에서는 대선 동시 투표 개헌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판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민주당 등 야권이 주장하는 비상계엄 여파 정리 등 정국 수습의 우선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며 대통령 권한대행 권리 남용을 한 점 등을 들며 "안정적 개헌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조기 대선은 헌정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헌법 절차인 만큼 12.3 비상계엄이 파괴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 합의의 내용, 개헌의 골자를 각 정당 대선주자들이 공약을 제시해주기를 기대하고 요청한다"고 전했다.
우 의장의 이러한 '태세 전환'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반대 의사를 비롯한 친명계 의원들의 십자포화가 작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대표는 7일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개헌 문제를 갖고 일부 정치 세력이 기대하는 것처럼 논점을 흐리고 내란의 문제를 개헌 문제로 덮으려 하는 그런 시도를 하면 안 된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민형배, 양문석, 정청래 등 친명계 의원들 역시 우 의장이 개헌 특위 개설을 제안하기부터 철회하기까지 나흘 간 "국회의장 놀이를 중단하라", "개헌? 개나 줘라. 제발 그 입을 닥쳐라" 등 다소 거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편 우 의장의 이러한 철회에 개헌 논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여당은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고 "우직하게 개헌을 추진하던 국회의장조차도 버텨내지 못하는 모습은 이재명 대표 뜻에 반하는 의견에 대해선 당내 논의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1인 독재 정당, 민주당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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