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힘주는 게임사들/그래픽=임종철
잘 만든 하나의 IP(지식재산권)가 열 IP 부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오프라인 행사에 주력한다. IP 강화 및 확장을 단순히 게임 내에서만 하지 않고 음악이나 축제 등 다양한 형태를 활용해 나가는 모습이다.
9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111퍼센트는 이달 23일부터 6월8일까지 스타필드 하남, 고양, 안성 3개 지점에서 총 45일간 '운빨존많겜' IP를 주제로 릴레이 팝업 스토어를 진행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IP로 서울 여의도 더현대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운빨존많겜'은 111퍼센트가 지난해 출시한 전략 디펜스 게임이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운빨존많겜'은 111%의 '랜덤 다이스'를 이어갈 차세대 IP다. 현재 111퍼센트는 같은 IP를 확장한 전략 오토배틀러 게임 '운빨돌격대'까지 출시했다.
'P의 거짓' OST 오케스트라 공연. 2025.04.09./사진제공=네오위즈
네오위즈는 지난달 자사 대표 콘솔 게임 'P의 거짓' OST를 주제로 60인조 규모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진행했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 같은 경우 해외 매출이 대부분인 만큼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해외 위주였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를 위한 퍼포먼스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네오위즈는 또 지난달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자사 대표 리듬 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를 주제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굿즈 판매와 더불어 음악 파티를 진행했다. 이용자가 직접 DJ로 참여하는 게스트 DJ 파티와 함께 총괄 프로듀서 및 디렉터 제온의 팬 미팅 사인회까지 진행했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일본 팝업 스토어. 2025.04.09./사진제공=네오위즈
대표 IP를 활용한 오프라인 행사는 대형 게임사도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 8주년을 맞아 지난달 성수에서 팬 페스타를 개최했다. 팬 페스타에서는 미니게임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와 함께 e스포츠 매치, 전지적 배그 시점 등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이 밖에도 넥슨은 지난해 은퇴한 레전드 축구선수를 모아 아이콘 매치를 개최했다. 'FC 온라인' 팬들을 위해 마련한 아이콘 매치는 이용자의 추억을 자극해 큰 호응을 끌어냈고 이 게임은 지난해 넥슨의 PC·콘솔 및 모바일 부문 한국 매출 1위 게임에 올랐다. 연간 매출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넥슨 'FC 온라인' 아이콘 매치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국내 게임사가 이처럼 오프라인 행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최근 다작보다는 하나의 IP를 잘 키워야 한다는 풍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게임 열풍이 불면서 수많은 게임이 쏟아져 나왔지만 매출 상위권에 오래 랭크되는 게임은 별로 없고 중국산 게임이 들어오면서 IP가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반대로 1998년 출시한 리니지 IP로 2017년 출시한 '리니지M'은 지금까지도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크래프톤도 배틀그라운드 원 IP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게임 하나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고 111퍼센트는 엔씨소프트 구사옥 매각 입찰에 참여할 정도로 성장했다.
배틀그라운드 팬 페스타. 2025.04.09./사진제공=크래프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행사의 경우 숫자로 보면 수익보다 손해가 더 크다"며 "그럼에도 IP를 색다르게 표현하기 좋고 이용자의 팬심을 강화해 충성 고객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도 많은 게임사가 IP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런 행사를 계속 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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