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발효 전 긴급수송…美 애플스토어는 사재기 조짐도
애플, 인도·브라질 생산 등도 검토…"美 생산은 불가능할 것"
애플 스토어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의 여파가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애플은 생산지에서 아이폰을 실어오고 미국에서는 '아이폰 사재기' 조짐이 나타났다. 글로벌 아이폰 가격 상승 우려도 제기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매체 타임즈오브인디아는 전날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지난달 마지막 주에 비행기 5대에 인도와 중국에서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들을 가득 실어 미국으로 수송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이같은 '긴급수송'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을 최대한 회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애플의 주요 생산기지인 중국에 104%, 인도에 26% 관세를 부과한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거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중국은 당초 54%의 관세 부과를 발표했으나, 중국이 관세 보복 조치에 나서자 50%포인트(p)의 관세가 추가됐다.
관세 충격이 현실화되며 미국 소비자들도 아이폰 가격 상승 전에 제품을 사재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애플스토어는 지난 5~6일 이틀간 최근 몇년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직원들에게 아이폰 가격이 곧 오를지 문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미국 상호관세 충격 흡수를 위해 미국 가격인상뿐 아니라 글로벌 판매가격도 인상할 거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글로벌 아이폰 가격을 6% 인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 기준으로 현재 125만~250만 원대인 아이폰16 시리즈의 가격대가 132만 5000~265만 원까지 오르는 셈이다.
ⓒ 로이터=뉴스1
애플도 관세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애플이 비교적 관세가 낮은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을 미국으로 더 많이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다만 이는 애플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면제를 시도하는 동안의 임시 조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상호관세 10%를 부과받은 브라질에서의 생산 확대도 한 가지 방안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기대하는 애플의 '아이폰 미국 생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맥루머스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확실히 믿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트럼프 1기 때 텍사스에서 맥 프로를 제조했던 애플의 시도는 대체로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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