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기자회견 열고 대선 출마 공식 선언
휴가 내고 경선 준비 "뽑아준 시민에 대한 도리"
오세훈 서울시장. 2025.4.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출마 시기를 놓고 고심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오 시장은 1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 대선 레이스를 시작한다.
1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기자들에게 전달한 입장문을 통해 오는 13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출마 선언 장소는 오 시장이 서울시정 핵심으로 삼아 온 '약자와의 동행'을 상징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전망이다.
쪽방촌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서지 않고 편리하게 생필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동행스토어 '온기창고'와 쪽방주민이 서울시가 지정한 식당에서 하루 한 끼 원하는 메뉴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행식당'은 물론 임대주택, 재개발·재건축구역 등이 거론된다.
오 시장이 대선 출마를 '약자와의 동행'과 관련한 장소에서 하는 만큼, 그의 대선 공약 역시 이와 결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이날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뒤 나선 첫 공식행사에서 "정말 경제 상황이 안 좋고, 이럴 때일수록 경제적, 사회적 약자를 생각해야 한다"며 "그 발전, 번영의 과정에서 뒤처진 분들을 함께 안고 가는 약자와의 동행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대선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약자와의 동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분야별 공약이 나오겠지만 약자와의 동행에 가장 많은 초점이 맞춰질 거 같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당장 시장직 사퇴는 하지 않고 당내 경선 등에 참여한다. 오 시장은 출마 선언 다음 날인 14일부터 최근 몇해 동안 연가 저축제를 통해 쌓아 온 50여일 간의 휴가를 소진하며 경선 준비 등에 매진할 예정이다.
시장직을 유지한 채 경선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오 시장은 "당의 대표 후보로 선정돼야 대선에 나가는 것이고, 그런 점을 감안하면 시장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저를 뽑아주신 시민들에 대한 도리"라며 "남은 휴가 일수만큼 경선 기간을 커버하고도 남기 때문에 사퇴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휴가 기간 동안 서울시장직은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대신한다. 이후 오 시장이 시장직에서 사퇴할 경우에도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행정1부시장이 시장직을 대행하게 된다.
지방자치법 제111조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권한 대행 등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궐위, 공소 제기 후 구금, 60일 이상 입원한 경우 등에 해당하면 부지사·부시장·부군수·부구청장이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돼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2025.4.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오 시장의 대선 행보에 명태균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는 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검찰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 씨가 실소유한 미래한국연구소가 오 시장과 관련한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진행하고, 그 비용 3300만 원이 강혜경 전 부소장의 개인 계좌로 송금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명 씨와 접촉한 것은 사실이나 즉각 결별했고, 캠프 차원에서 해당 여론조사를 활용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최근 시장 집무실과 한남동 공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토지거래허가 구역 해제 및 재지정'과 관련한 논란도 여전하다. 서울시는 지난 2월 12일 서울 집값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판단, 토허제를 해제했으나 이후 강남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지난 19일 토허제를 확대 재지정했다.
이를 두고 서울시의 결정 등이 성급했다는 각종 비판이 나오자 박형수 정책특보와 이종현 민생소통특보가 사의를 표했으나 수리되지 않았다. 이들은 전날 오 시장 출마 결정에 따라 일괄 사임서를 제출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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