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27세 나이에 절약만으로 2억 원대 자산가가 된 절약의 달인 곽지현이 악착같이 돈을 모으게 된 사연을 고백했다.
4월 9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88회에는 절약의 달인 곽지현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곽지현을 만난 유재석은 그녀가 '생활의 달인'에 나온 걸 봤다며 "'가능할까?'했는데 휴대전화로 통장 잔고를 보여주셨다. 저축과 절약만으로 24세에 1억, 26세에 자산 2억을 만드셨더라"고 감탄했다.
이어 1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를 모았는지 궁금해했고, 99년생으로 현재 27세인 곽지현은 "지금 6천만 원을 더 모았다"며 2억 6천만 원의 자산을 자랑했다. 그 안에 투자에 성공한 게 아니라 "더 열심히 아끼고 모았다"고. 유재석은 그녀를 "돈 모으기의 달인"이라고 인정했다.
19세에 중소기업 사무보조로 일을 하며 최저시급 152만 원의 월급을 받았다는 곽지현은 추가로 알바를 하고 앱테크를 하며 부지런히 돈을 모았다. 생활비로 쓴 돈은 한 달에 20, 30만 원에 불과했다.
당시 1억을 모으는 걸 목표로 삼았던 곽지현은 목표 실현을 위해 휴대폰은 알뜰폰을 쓰며, 양치할 때는 꼭 물을 받아쓰고, 가스비를 아끼기 위해 한겨울에도 8에서 13도로 보일러를 틀어놓고 버텼다고 밝혔다. 10년째 머리를 셀프미용 중이기도 했다.
심지어 "수신료 2500원 내는 게 싫어서 TV를 빼달라고 했다"는 곽지현은 "지금도 OTT가 하나도 없다"며 '폭싹 속았수다', '오징어 게임' 등 핫한 작품은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곽지현이 마지막으로 본 드라마가 "'꽃보다 남자'"라는 사실이 유재석을 충격받게 만들었다.
곽지현의 돈 모으는 비결 중엔 소액 적금도 있었다. '월요일 싫어 적금'을 들어 매주 1818원도 모으곤 했다는 곽지현은 의미심장한 숫자의 돈을 모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도 공개했다.
"코로나 타격으로 저만 (회사에서) 잘리게 됐다. 사실 (회사에서) 저를 그렇게 좋게 보진 않았는데 알지만 버텼다. 보통 연말연초에 연봉 협상을 하잖나. 당연하다는 듯이 '쟤는 올려줄 것 없다'고 했다. 어깨 밀치고 이마 밀치고 이런 것도 당했다. 그땐 어려서 웃었다. 사실 필요한 사람이 버티는 거잖나. 버티고 버티다가 잘리게 됐다"는 것. 그래도 다행히 수소문 끝에 대전에 있는 햄스터 쇼핑몰에 재취업 했다는 곽지현은 전 회사보다 연봉도 올랐다고 밝혀 축하를 받았다.
곽지현은 이렇게 절약하면서 돈 모은 이유도 공개했다. 그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화병에 걸리셨다. 잘 모르겠는데 아빠의 증상을 들으면 화를 주체할 수 없다. 가만히 계시다가 소리 지르고 물건 부수고 저희한테 손찌검도 많이 하셨다. 그러다 보니까 회사도 누가 기분 나쁘다고 두세 번씩 안 가기도 하다가 결국 해고당하셨다. 갑자기 잘리니까 엄마가 저희를 먹여 살려야 했다. 가정주부셨는데 단순 노동 공장에 들어가셨다"고 회상했다.
전까진 평범하고 가족적인 일상을 보냈다는 곽지현은 이후 "부모님이 매일 싸우셨다"며 "어린 나이에도 내 주변 이웃에게 미안했다. 싸울 때마다 소리를 그렇게 지르니까. 저는 '지현아 학교 가야지'라며 깨우는 소리가 아니라 엄마 아빠 싸우는 소리에 깨서 등교했다. 어릴 땐 너무 무서웠다. 그런 상황이 몇 년 이상 (지속됐고) 제가 원래 언니가 있다. 지금은 가족관계를 물으면 외동이라고 하지만 언니가 저 중학교 2학년 때 결국 그런 상황을 못 버티고 하늘나라에 갔다. 근데 제가 사실 그 어린 나이에 뭘 할 수 있겠냐. 똑같이 일상을 보내고 학교 가는 게 전부였다"고 털어놓았다.
곽지현은 "고3이 됐을 때 '나 빨리 어른 돼서 술도 먹고 싶고 못 했던 거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애들이 많겠지만 저는 정말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처럼 살고 싶지 않았던 게 크다. 어른이 되면 내 인생,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더라. 주변 친구들은 '가고 싶지 않은데 엄마가 대학교 보내준대'라고 하는데 전 등록금이 걸림돌이었다. 형편도 안 되고 공부도 못했고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고민이 아니라 공포스러웠다. 불구덩이 앞에서 누가 미는 느낌이었다. 내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렇다고 죽을 수도 없고. '그러면 내가 어떻게든 내 인생을 책임져야겠다. 남들보다 악착같이 아끼고 모아서 인생 책임지겠다'고 결정했다. 그 결심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다"고 울컥하며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곽지현의 "집이 불안하다 보니까 서로 밑바닥을 다 보여줬다. 가장 의지하고 독려해줄 상대가 가족인데 저희는 그러지 못했다. 서로 불안한 존재였던 것 같다. 언니가 나쁜 생각을 하는 것도 제가 몇 번 목격했고 그래서 무서웠다. 견뎌내고 싶었다. 그 당시 1억이 가족과 저 포함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돈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에 유재석은 "쉽지 않은 생활에서 참 대단하시다"고 감탄했다.
결과물을 보면 어떠냐는 질문에 곽지현은 "너무 뿌듯하다. 제 노력의 결과물이 2억 6천만 원이고 아파트 청약 당첨이니까"라며 청약 당첨 사실도 자랑해 유재석, 조세호에게 박수를 받았다. 심지어 최연소 청약 당첨자라고. 이제는 월요일을 맞이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곽지현은 조세호의 조언에 따라 매주 '사랑해'라는 의미의 4860원을 넣는 '월요일 좋아' 적금을 들어 훈훈함을 자아냈다. 또 곽지현은 30세 안에 4억 모으기를 앞으로의 목표로 설정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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