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범불안장애 디지털 치료기기 엥자이렉스 이용 모습. 엥자이렉스 앱 캡처.
물리적 거리나 시간 등에 제약 받지 않는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치료제가 정신건강 관리의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심리적 위안이 필요한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부담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디지털 심리 상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 디지털 치료제가 중증 불안장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
디지털 치료제 전문기업 하이는 7일 범불안장애 디지털 치료기기 '엥자이렉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엥자이렉스는 범불안장애를 개선하기 위한 수용전념치료 기반의 자기대화훈련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범불안장애는 지나친 걱정과 불안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돼 불안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근육 긴장, 가슴 두근거림과 같은 신체적 반응과 초조함, 수면장애와 같은 정신적 증상이 지속돼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엥자이렉스 앱에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등의 질문에 대해 이용자가 자신의 경험 또는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10주 동안 7개의 호흡하기 프로그램을 지원, 불안을 떨치고 싶거나 스스로 칭찬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엥자이렉스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중증의 범불안장애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유효성과 안정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확증적 임상시험을 통해 동일한 10주의 중재기간 기준으로 엥자이렉스 제품을 사용한 실험군이 평소에 복약하던 약물만 복약한 대조군보다 범불안척도(GAD-7) 평가상 약 3배 정도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AI는 정신건강 관리의 영역에서 활약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엥자이렉스와 같이 AI 기반 디지털 치료제가 의료기기로서 정식 인정을 받고 치료에 활용되는 가 하면 AI 챗봇 서비스들도 정신질환 치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미국 다트머스대 니컬러스 제이컵슨 교수팀은 최근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AI에서 생성형 AI 기반 정신질환 치료 챗봇 '테라봇'이 우울과 불안, 섭식 장애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첫 임상시험에서 상당한 증상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불안 장애를 가진 사람이 테라봇에게 '너무 긴장되고 압도되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면 테라봇은 "한걸음 물러서서 왜 그렇게 느끼는지 생각해봅시다"라는 조언을 해준다. 8주간 진행된 이번 임상 시험에서는 8주간 테라봇을 사용한 후 참가자들의 증상을 검사한 결과 주요 우울 장애는 증상이 평균 51% 감소했다. 범불안장애는 증상이 평균 31% 줄었다. 이들 중 다수가 중등도 불안에서 경도 불안으로, 경도 불안에서 임상 진단 기준 미만으로 증상이 개선됐다.
연구팀은 "AI 기반 치료 챗봇이 환자들에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혜택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AI 치료 챗봇이 정신건강 전문가 대면 치료를 대체할 수 없지만,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AI 챗봇이 대면진료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의 정신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향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멘탈 케어 수요가 높아지면서 AI를 활용한 멘탈케어 서비스는 더욱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AI 기반 디지털 치료제 기업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30년 약 7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니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관련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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