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뒷면의 남극 근처 에이트켄(Aitken) 분지의 모습. 위키미디어 제공.
달의 뒷면에서 채취한 샘플을 확인한 결과 달 뒷면은 앞면보다 훨씬 건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한쪽 면밖에 볼 수 없다.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면을 ‘앞면’, 볼 수 없는 면을 ‘뒷면’이라고 한다. 달 뒷면은 지구 관측자 시점에서 볼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신비로운 곳으로 여겨졌다. 이 신비로운 곳이 건조하다는 특성이 확인된 것이다.
센 후 중국과학원 지구·행성물리학핵심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달 뒷면에서 채취한 샘플을 사용해 앞면보다 잠재적으로 더 건조한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지난해 6월 중국은 달 탐사선 ‘창어 6호’를 달 뒷면에 보내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 샘플을 채취했다. 창어 6호는 달 뒷면에 위치한 분지인 ‘남극 에이트켄 분지’에서 약 1.8kg 정도에 달하는 땅속 물질을 시추했다.
연구팀은 달 뒷면 샘플을 분석해 현무암과 단단한 용암 알갱이를 발견했다. 28억년에 달하는 현무암 중 일부에는 달 내부의 고대 마그마가 냉각되면서 형성된 결정인 감람석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감락석에 갇힌 수소의 양 덕분에 당시 달 맨틀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의 양을 계산했다. 28억년 전 달 암석 100만g 당 1~1.5g의 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 러시아(당시 소련), 중국 등에서 이전에 수집한 달 샘플 물 측정값의 200분의1 수준이다.
앞서 수집한 달 앞면 샘플과 이번 연구에 사용된 뒷면 샘플의 수분 함량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달 뒷면이 훨씬 건조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달 뒷면이 앞면보다 건조해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남근 에이트켄 분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달에 가해진 충격이 물과 다양한 원소를 달의 앞면으로 밀어내면서 뒷면은 물의 양이 줄어드는 건조한 환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제한된 데이터를 활용했기 때문에 한계점도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슈아이 리 미국 하와이대 행성지질학과 교수는 9일 뉴욕타임스를 통해 “흥미로운 연구 결과지만 단일 샘플에 제한된 정보”라며 “뒷면이 앞면보다 더 건조하다고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달의 수분 분포가 앞면과 뒷면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는지 확신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달 탐사를 통해 보다 다양한 위치에서 보다 많은 토양 샘플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달의 수분 분포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달이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해왔는지에 대한 이해 또한 높아질 예정이다.
<참고 자료>
doi.org/10.1038/s41586-025-08870-x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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