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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윤정이 무뚝뚝하지만 자기 객관화가 잘 되는 새내기 레지던트로 첫 발을 내딛었다. 

12일 방송된 tvN 토일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 1회에서는 오이영(고윤정)이 빚을 갚기 위해 과거 떠났던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1년 차 레지던트로 다시 출근하는 이야기가 전개됐다. 

5000만 원에 달하는 엄청난 마이너스 통장 빚 때문에 언니 오주영(정운선)에게 등 떠밀려 '1년만 버티겠다'는 각오로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한 오이영은 동기인 표남경(신시아), 엄재일(강유석), 김사비(한예지)와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특히 표남경과 고등학교 동창으로 전교 1, 2등을 다퉜지만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오이영의 무심한 성격이 눈길을 끌었다. 

시크한 오이영과 율제병원의 마귀할멈으로 불리는 산과 교수 서정민(이봉련)과의 아찔한 만남도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오이영은 1년 차 레지던트인데 긴장감이 없는데다 수술방에서의 실수 연발로 서정민에게 제대로 찍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온종일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회생활을 묵묵히 견디는 죄송봇 오이영은 사회 초년생들의 공감을 유발했다. 

산부인과 1년차 레지던트 동기들과의 관계를 비롯해 레지던트 선배이자 한집에 사는 사돈 사이인 구도원(정준원), 율제병원 사람들과 오이영이 그려낼 관계 변화는 흥미를 더했다. 

출근 첫날부터 고된 하루를 보낸 오이영은 다음 날 분만실 앞 복도에서 예상치 못하게 아기를 받고 망부석처럼 굳었다. 그러나 소중한 생명을 지켜냈다는 생각에 이내 긴장이 풀린 듯 벅차오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오이영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서정민 교수도 산모의 상태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오이영의 본모습에 마음의 문을 열며 격려했다. 

이처럼 고윤정은 의욕없어 보이는 듯 하지만 환자 앞에서는 자기 잘못을 정확하게 알고 행동해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솔직하고 시크한 캐릭터로 첫 인사를 전한 바, 앞으로 보여줄 성장이 기대를 모은다. 

넷플릭스 '스위트홈', JTBC '로스쿨', tvN '환혼: 빛과 그림자' 등 다양한 작품에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고윤정은 이정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헌트', 디즈니+ '무빙'을 통해 일약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올랐다. '언슬전'을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남길지 관심이 쏠린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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