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을 잃을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바다는 인류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흡수하며 지구 기후를 안정화화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 최대 탄소 저장소인 바다의 탄소 흡수 기능이 급격히 저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북대서양의 탄소 흡수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는 국종성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지구 시스템 모델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속도에 따른 북대서양의 탄소 흡수 능력 변화를 시뮬레이션하고 일정 임계점을 지나면 흡수 능력이 급격히 약화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 지구적인 해양 순환의 점진적인 변화뿐 아니라 지역적인 해양 순환의 급격한 변화도 해양의 탄소 흡수 능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해양이 탄소 저장고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는 현상을 ‘이산화탄소 흡수 구멍’이라고 정의했다.
현재 북대서양에는 표층의 용존무기탄소(DIC)를 심층으로 이동시키는 효율적 물리 과정인 ‘강한 혼합층’이 있다. DIC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 있는 상태의 탄소를 의미한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대서양 혼합층 두께는 점점 줄어들었고 특정 시점에 이르면 붕괴할 수 있다. 표층의 DIC가 심층으로 격리되지 못하고 표층에 축적되면서 북대서양의 탄소 흡수 능력이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대서양은 해양 탄소순환과 관련한 복잡한 물리적 특성과 높은 불확실성으로 그동안 탄소 흡수 능력을 예측하기 어려운 해양 지역으로 꼽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혼합층 두께, DIC, 대서양 자오면 순환(AMOC) 등 여러 변수들을 통해 다양한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서의 북대서양 탄소 흡수 능력을 예측했다.
연구에 참여한 이희지 박사과정생은 “바다는 지금까지 전 지구적인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해왔지만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일부 바다 지역은 탄소 흡수원 역할을 갑작스럽게 하지 못할 수 있다”며 “지역별 탄소순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산화탄소가 지금처럼 점진적으로 변화하더라도 지구는 급격한 변화를 겪을 수 있음을 보여준 예”라며 “기후변화 대응이 늦어질수록 급격한 기후 변화의 위험성은 커진다”고 경고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38/s41467-025-57724-7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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