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민경 기자]
가수 지드래곤, 그룹 에스파/사진=텐아시아 DB,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민경의 송라이터》
현직 싱어송라이터인 이민경 기자가 음악인의 시각에서 음악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곡의 숨겨진 의미부터 들리지 않는 비하인드까지 분석합니다.
'굿데이 2025' 음원 제작에 가수 지드래곤부터 그룹 2NE1의 CL, 밴드 데이식스, 에스파 등 대세 그룹이 참여해 시선을 끌었다. 20여 년 전 곡을 리메이크했지만, 색다른 도전을 하기보다는 함께 음악을 즐기는 걸 강조한 모습이다.
지난 13일 종영된 MBC '굿데이'는 발매한 지 15~20년이 지난 듀오 도시아이들의 '달빛 창가에서'와 '텔레파시' 리메이크 음원인 '굿데이 2025' 작업 과정을 공개해 왔다.
사진제공=MBC
지드래곤은 이번 리메이크 작업을 통해 가수, 배우, 방송인 구분 없이 연예계 인사 다수가 한데 모여 협력하는 이례적인 사례를 만들어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지드래곤을 중심으로 그룹 2NE1의 CL, 밴드 데이식스, 그룹 세븐틴 유닛 부석순, 에스파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가수 외에도 배우 황정민, 이수혁, 임시완, 정해인, 김고은, 방송인 조세호, 정형돈, 데프콘, 코드 쿤스트, 황광희, 기안84, 홍진경, 안성재 셰프 등이 함께했다.
'굿데이' 프로젝트는 리메이크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기도 했다. 리메이크로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원곡을 조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단 긍정적 평가가 업계서 나왔다. 지드래곤은 리메이크 앨범인 '꽃갈피'로 성공을 거둔 가수 아이유를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아이유는 리메이크 방향성에 대해 "새로운 장르로 접근할 것"을 권유하며 기존 곡과 확연히 차별화된 시도를 하라고 주문했다.
가수 지드래곤/사진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이에 지드래곤은 힙합, 디스코, 펑크 요소를 한 데 섞은 EDM 장르로 리메이크를 시도했다. 중간에 랩 파트를 넣는 등 새로운 시도도 했다. 그러나 '색다른 도전'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굿데이 2025' 음원의 주제가 되는 '달빛 창가에서'는 2003년 듀오 원투에 의해 디스코 편곡이 이뤄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굿데이 2025'는 아직 발매되지 않았지만, 방송 장면을 참고하면 대중에게 알려진 편곡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함께'의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의지는 살려냈지만, 음악성 측면에서 지드래곤 특유의 실험적인 도전을 살리지 못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지드래곤은 'POWER'(파워)와 같은 강렬한 힙합 비트, '무제' 같은 서정적인 발라드 등 장르 가림 없이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한 작곡가는 "리메이크곡이기 때문에 대중에게 익숙한 길을 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수많은 연예인이 참여하는 만큼, 대중에게 사랑받기 위해 조금은 보수적으로 프로젝트의 성격을 정한 것 같다"고 평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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