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 오리진 타고 우주여행한 팝스타 케이티 페리 등 6명 귀환
미국서 승무원 전원 여성 처음
107㎞ 밖 무중력상태 경험해
“우주서 본 지구는 고요·생동감
이번 여행이 큰변화 불러올것“
블루 오리진의 우주여행에 참가한 여성 6인이 14일(현지시간)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귀환한 후 우주선 ‘뉴 셰퍼드’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케리엔 플린, 케이티 페리, 로런 산체스, 아이샤 보우, 게일 킹, 어맨다 응우옌. 블루 오리진·연합뉴스
“미지의 세계로 몰입하는 이 경험은 최고 중의 최고였습니다.”
11분간의 우주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무사 귀환한 미국의 팝스타 케이티 페리는 그 특별한 순간을 이같이 표현했다. 아울러 “우주여행 경험을 노래로 만들 것이냐”는 질문에는 주저없이 “물론”이라고 답했다.
페리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 ‘뉴 셰퍼드’를 타고 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웨스트 텍사스에서 발사돼 약 11분간의 우주 비행(임무명 NS-31)을 마치고 지구로 복귀했다. 지상에 도착한 페리는 캡슐에서 나오며 데이지꽃을 하늘 높이 들어올렸고, 땅을 밟은 뒤 흙바닥에 살짝 입을 맞췄다. 이번 여행에 앞서 데이지꽃을 직접 준비했다는 그는 “데이지는 흔한 식물이지만, 어떤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강인하다”면서 우주로 향한 인류를 이 꽃에 비유해 설명했다.
아울러 딸의 엄마이기도 한 페리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용기와 가치를 추구하고 두려움을 이겨내고 싶었다”면서 “이 모든 것은 지구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 우주선에는 페리를 비롯해 베이조스의 약혼녀인 로런 산체스, CBS 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게일 킹, 항공우주 엔지니어 아이샤 보우, 영화 제작자 케리엔 플린, 생물우주학 연구 과학자이자 시민권 운동가인 어맨다 응우옌 등 여성 6명이 탑승했다. 1963년 소련 여성 단독 비행 이후 승무원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우주 비행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지칭되는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넘어 107㎞(66마일)에 도달한 후, 탑승자들이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며 지구를 감상하는 순간 페리는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를 불렀다. 히트곡을 불러달라는 요청에 페리는 “지금 이 순간은 나의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킹은 무사히 우주 비행을 마친 후 “제가 정말 자랑스럽다. 우리가 더 잘해야 하고,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함께한 승무원들에 대해서는 “자매결연”(sisterhood)이라고 여성의 연대를 강조했다. 아울러 착륙 후 캡슐에서 가장 먼저 나온 산체스는 “지구는 고요해 보였지만 매우 생동감이 있었다”며 “이번 경험이 나에게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비행 중 기쁨과 감사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한편 블루 오리진은 이번 우주 비행을 위해 투입한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또 다른 민간인 우주비행 상품을 판매하는 버진 갤럭틱은 1인당 티켓을 약 45만 달러(6억4000만 원)에 판매한 바 있다.
안진용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