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H게이트 앱 순위 급상승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중 3위
'저렴한 명품' 구매 채널로 부각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씨를 당긴 전 세계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한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애플리케이션(앱)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145%를 부과하자 중국 이커머스 앱 'DH게이트'가 미국 앱 마켓을 휩쓸고 있다. 이 앱은 기업과 소비자를 중국 공급·제조업체와 연결하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DH게이트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3000만개가 넘는다. 인기를 끌게 된 계기는 숏폼 콘텐츠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 유명세를 타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에 '관세 폭탄'을 던지자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 제품의 생산 과정을 알리는 숏폼을 만들었다. 유럽에서 제작됐다고 인식되는 의류나 핸드백, 액세서리 등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 업체들은 명품 브랜드 제품이 자국에서 생산된 다음 상표를 부착하기 전에 DH게이트에서 같은 제품을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인기 영상을 보면 전 세계 명품 가방 대다수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뒤 유럽에 있는 브랜드 공장으로 옮겨져 상표를 부착해 재포장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나 '메이드 인 프랑스'로 인식되는 제품들이 사실 중국산이란 얘기다.
한 크리에이터는 3만8000달러에 달하는 에르메스 대표 제품 버킨 백이 중국에서 약 1400달러에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고가의 비용은 브랜드 로고와 고가의 포장재에 대한 값이라는 설명. 이 영상은 현재 삭제됐지만 온라인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또 다른 크리에이터들도 영상을 통해 에르메스, 구찌, 루이비통, 샤넬 등 고가 브랜드뿐 아니라 룰루레몬, 타미힐피거, 라코스테, 휴고보스 등 여러 브랜드 제품을 예시로 들었다.
테크크런치는 "이 영상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고급 유럽 제품이라고 생각했던 브랜드조차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어 중국에 의존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쉐인이나 틱톡샵에서 볼 수 있는 저렴한 패스트 패션과 전자제품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사진=틱톡 영상 갈무리
영상 공개 이후 미국 내 틱톡 사용자들이 직접 중국 제조업체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앱 정보 제공업체 앱피켜스는 DH게이트가 이날 오전 기준으로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3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DH게이트는 지난 11일(현지시간)만 해도 비게임 무료 앱 카테고리에서 352위에 머물렀지만 불과 며칠 사이 비게임·게임 앱 포함 3위로 급상승한 것이다.
DH게이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총 3만5400회 다운로드됐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만 1만7300회 다운로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 DH게이트를 이용하더라도 일부 전자제품을 제외한 중국산 수입품은 상호관세를 적용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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