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슬전' 포스터. / tvN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tvN 새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이하 '슬전생')이 지난 12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항해에 나섰다.
이에 제작진은 15일 서울 중구 한 커뮤니티실에서 디렉터스 토크를 개최했다. '슬전생'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 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지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다.
현재 2화까지 방영된 가운데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은 각각 3.7%, 4%를 기록했다. 전작인 '별들에게 물어봐', '감자연구소' 대비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슬전생'은 방송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플랫폼에서는 빠른 반응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14일 기준 한국 포함 6개국에서 1위를 기록,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제치고 패트롤 순위 8위에 안착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일부 부정적인 여론도 공존한다. 특히 의료 파업 이슈와 겹치며 "지금 전공의가 복귀도 안 했는데 이런 드라마가 맞느냐" "레지던트가 풀메이크업하고 동화 속 이야기다" 등의 목소리도 있다. 이는 작품 자체보다는 현실과의 괴리감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이 섞인 비판으로 해석된다.
'슬전생'/tvN
흥미로운 점은 2화까지의 시청자 반응을 모아 보면 가장 화제를 모은 장면은 '슬의생' 원작 팬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두 가지 요소였다. 바로 추추커플(추민하·양석형)의 결혼 소식, 그리고 '빌런' 명은원의 갑질 장면이다. 익숙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반가움을 자아낸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번 작품의 핵심을 인물들의 현실적 성장에 두고 있다. 산부인과를 배경으로 갓 입사한 레지던트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의사이자 한 사람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담았다는 것이다.
신원호 PD는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굉장한 직업의식을 갖는 사람은 드물다. 저 역시 하루하루 일하며 직업적 철학이 생겼다"며 "이런 부분에서 사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이민수 PD 역시 "저희 드라마는 한 직업군의 이야기라기보단, 동기 네 명의 우정과 케미가 중심이다. 그 안에서 자연스레 성장기의 감동이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배우 고윤정(왼쪽), 신시아 / 마이데일리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제작진은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 매력을 통해 시청자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그 중심에는 오이영 역의 고윤정이 있다.
신원호 PD는 "처음에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실제로 만나 보니 처음 본 느낌의 배우였다.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같은 말투도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고윤정의 '무표정 연기'를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무표정 상태에서도 감정이 자연스레 느껴진다. 아주 미세한 표현만으로도 극적 몰입을 유도하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실제로 3화 예고편에서 보여준 사랑에 빠진 듯한 표정 변화는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캐릭터 감정선의 본격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표남경 역의 신시아 역시 기대를 모은다. 신원호 PD는 "'마녀2' 오디션에서 1408:1의 경쟁률을 뚫고 1등을 했다는 게 실감 났다. 주인공이 괜히 된 게 아니더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끝으로 신원호 PD는 "결국 슬기로워질 거란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감동을 느끼게 된다"며 "아직 보지 않은 분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관건은 제작진이 내세운 ‘성장 서사’가 시청자에게 얼마나 현실감 있게 다가올 수 있느냐에 있다. 즉, '슬전생'이 논란을 넘어 진정한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그 열쇠는 배우들의 연기와 인물 서사의 설득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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