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한국의 팔란티어’ 추진 발표
민주당 “살상AI 무기 도입 무책임”
천리 밖을 보여주는 ‘천리안의 돌’(소설 ‘반지의 제왕’의 팔란티르)이냐 인류를 지배할 인공지능 ‘스카이넷’(영화 ‘터미네이터’ 속 군사AI)냐.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타락한 마술사 사루만이 천리안의 돌 팔란티르를 작동시키고 있는 모습. /위키피디아
주요 대선 주자가 인공지능(AI) 투자를 강조하고 나서는 가운데 15일 정치권에서 ‘살상AI’ 논란이 터져나왔다.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200조원을 투자해 ‘한국의 팔란티어’를 추진하겠다고 하자 민주당에서 “우리 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국민 감시 시스템이나 살상AI 무기 도입이 아니다”라며 반박하고 나서면서다. 한 전 대표는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AI 기업 팔란티어를 모범 사례로 제시했는데, 민주당은 이 회사가 ‘군사 AI 기업’이라며 문제삼은 것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AI미래전략특별위원장 차지호 의원은 “한 전 대표의 공약은 언뜻 혁신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는 AI의 군사적 활용과 ‘스마트 강군’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군사 AI 무기가 초래할 심각한 윤리적·국제적 위험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무지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우리 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국민 감시 시스템이나 살상 AI 무기 도입이 아니다”라고 했다. 차 의원은 의사 출신이다.
/KT KT가 AI 플랫폼 기업 팔란티어와 지난달 12일 미국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민주당은 15일 팔란티어가 '군사AI'기업이라며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군사전문기자 출신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전 세계 AI 기업 중 선두권에 있는 팔란티어가 마치 군사용 AI만 다루는 것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방산뿐만 아니라 민간 회사들도 팔란티어와 협력을 통해 스마트시티·금융·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 AI를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AI는 군사용과 민간용의 구분을 칼로 무 자르듯이 명확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AI는 평화적이고 한동훈 후보의 AI는 비윤리적이라는 선택적 비난”이라고 했다.
팔란티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란티어는 ‘고담’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위성데이터·열감지·정찰 드론 등 감시자산으로부터 확보한 정보를 활용해 러시아군 위치 파악 및 안전한 이동 경로 등을 산출해낸다고 한다. 국내 방산기업도 팔란티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무인수상정·정찰위성·기뢰제거 등에 팔란티어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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