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한국형 팔란티어' 육성 공약에
차지호 민주당 AI특위원장 "무지·무책임 발상"
국힘 유용원 "민주당 AI 공약만 평화적이냐"
"팔란티어, 국내 민간과 다양한 분야 AI활용 협업"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인공지능(AI)의 군사적 이용 문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 간 설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한동훈 전 대표가 ‘한국의 팔란티어’ 추진을 공약한데 대해 민주당 AI미래전략특별위원장인 차지호 의원이 “AI 군사화의 윤리적 위험성부터 제대로 공부하라”고 일갈하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AI 공약은 평화적이고, 한동훈 후보의 AI 공약은 비윤리적이라는 선택적 비난을 한다”고 맞받은 것이다.
유 의원은 16일 “세계 AI 기업 중 선두인 팔란티어가 마치 군사용 AI만 다루는 것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를 매년 개최하고 있고 AI 정상회의 주최 등 디지털 선진국으로서 AI와 관련된 국제규범 마련에 앞장서 왔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 규범 속에서 우리나라 방산기업들도 미국의 빅데이터 프로세싱 기업인 팔란티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무인수상정, 정찰위성, 기뢰제거 등 미래 국방발전을 위해 팔란티어의 전문기술 지원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방산뿐만 아니라 민간 회사들도 팔란티어와 협력을 통해 스마트시티, 금융,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 AI를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팔란티어의 ‘고담’ 프로그램 등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불법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가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공개 일정으로 국내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을 찾아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15일 첫 번째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AI 인프라에 150조 원, 생태계 조성까지 포함해 총 200조 원 투자를 제안한다”면서 “의료 AI, 로보틱스, 국방 AI, 드론, 자율주행 등 실제 응용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팔란티어’가 반드시 탄생할 수 있다”고도 했다.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와 중앙정보부(CIA), 연방수사국(FBI) 등지에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지난 2월 말 기준 2100억 달러(약 298조원)에 달한다.
유 의원은 “AI는 군사용과 민간용의 구분을 칼로 무 자르듯이 명확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환이 가능한 것”이라며 “AI는 영화에 나오는 킬러 로봇의 개념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 최종결심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투 지원요소 등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현대 전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고 전투 환경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상황분석을 통해 의사 결정을 지원하고 최적의 작전수행을 돕는 것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니다”면서 “지금은 21세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AI 기술을 정치 공세에 활용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정당의 과감한 결단과 투자로 글로벌 경쟁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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