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 나이프’ 주연 박은빈
“우영우 속편은 아직 몰라”
“연기를 하고 있으면 심장이 뛰어요.”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배우 박은빈(33·사진)은 또 하나의 전문직 캐릭터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박은빈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드라마 ‘하이퍼 나이프’를 통해 처음으로 의사 역에 도전했다. 앞서 변호사(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바이올리니스트(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가수(무인도의 디바)에 이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1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박은빈은 “제가 의사는 못됐지만 의사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돼서 감회가 새로웠다”고 너스레를 떨며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건 낯설고 어렵지만, 이만큼 제 심장을 뛰게 하는 다른 직업은 없다. 배우가 제 적성이라는 걸 이제는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이퍼 나이프’에서 그가 연기한 천재 의사 정세옥은 그동안 박은빈이 맡았던 캐릭터와 결이 다르다. 사람을 살리는 동시에 냉혹하게 죽이는 살인마이며 비이성적 판단과 행동으로 점철된 인물이다. “사이코패스의 전형성을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촬영 내내 미쳐있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뗀 그는 “경찰을 살해한 후 벌어지는 장면은 이틀간 찍었는데 세옥이의 사투이기도 했지만, 박은빈의 사투이기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일련의 작품에서 착하고 정의로운 이미지를 구축했던 박은빈이 ‘하이퍼 나이프’를 선택한 건, 단순히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게 좋을 뿐”이라며 “스스로 규정짓거나 한계를 두지 않으려 한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깨부수는 것도 재밌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은빈은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더 원더풀스’를 차기작으로 고르고 촬영 중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속편 소식은 아직 없다. 그는 “‘더 원더풀스’라는 작품은 ‘하이퍼 나이프’와는 또 다른 의미로 ‘미친 경향의 캐릭터’”라면서 “‘우영우’ 속편은 아직 연락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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