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테크데이 : 반도체 유리기판의 모든 것' 콘퍼런스가 1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에서 열렸다. 유진혁 주성엔지니어링 개발본부장(부사장)이 '세계 최초, Only One 혁신 기술 : 유리기판 핵심 증착 기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주성엔지니어링이 유리기판 금속 박막 형성 해법으로 원자층증착(ALD) 기술을 제시했다. 박막을 증착해야 반도체에 전기적 성질을 부여할 수 있는데, 유리기판은 소재 특성상 이 공정의 기술 난도가 높다. 주성엔지니어링은 ALD 기술이 난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진혁 주성엔지니어링 개발본부장(부사장)은 16일 '전자신문 테크데이: 반도체 유리기판의 모든 것' 콘퍼런스에서 “기존 실리콘 기판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려면 표면이 매끈해 미세회로 구현에 용이한 유리기판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유리기판을 상용화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ALD”라고 소개했다.
ALD는 웨이퍼 위에 원자층을 정밀하게 쌓아 올리는 적층 방식으로 박막을 만드는 기술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998년에 ALD 장비를 업계 최초로 개발한 시장 강자다.
유리기판에서는 물리적기상증착(PVD) 활용이 예상된다. PVD는 가열이나 스퍼터링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고체 박막을 증착하는 기술로, 화학적으로 단층을 만드는 ALD와는 차이가 있다.
유 부사장은 “글라스관통전극(TGV)에서 ALD 기술을 쓰면 기존 공법 대비 공정 횟수가 절반으로 감소하고, 사용하는 장비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2년 뒤에는 유리기판 증착 종횡비(High Aspect Ratio)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처음부터 ALD 방식으로 가는 게 효과적인 대응 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신개념 ALD 기술도 유리기판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 단위 물질을 눈처럼 뿌려 덮는 ALD가 아니라 얼음 알갱이를 얼리듯 작은 결정을 키우는 '원자층성장(ALG)' 방식으로,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ALG는 반도체 원재료인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가 아니라 원소 주기율표상 3·5족 화합물에서 트랜지스터를 구현할 수 있다. 유리기판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실리콘을 3·5족에 해당하는 원소인 질화갈륨(GaN)이나 비소화갈륨(GaAs) 등으로 대체하면 전자 이동 속도를 높여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초미세 공정 없이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ALG는 안정적인 유리기판 제조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ALD는 1000도 이상 고온 공정에서 이뤄지지만, ALG는 400도 수준으로 낮추는 게 가능하다. 이는 유리가 깨지거나 회로가 녹을 위험성을 떨어뜨린다.
유 부사장은 “ALG가 유리기판 시장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기술 연구개발(R&D)을 강화, 차세대 유리기판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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