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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아이 학원비는 못 줄인다"…편의점서 끼니 때우는 40대 직장인 ['영포티' 세대전쟁]

온카뱅크관리자

2025-12-17 09:27:57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고물가 불황 속 달라지는 식사 문화 2030, 식비 줄여도 디저트 포기 않아 영포티 세대는 편의점족 돼 식비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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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사진=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7/ked/20251217091304604wrso.jpg" data-org-width="1200" dmcf-mid="GeHMhXaeT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7/ked/20251217091304604wrso.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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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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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거의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운다. 맛있어서 먹는 건 아니고, 이런 곳에서라도 줄여야 마음이 편하다. 40대 넘어가니까 돈 들어가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block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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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 소재 직장에 다니는 40대 박모 씨는 자녀 교육비, 집 대출금, 부모님 병원비에 치여 결국 끼니를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그는 "점심 한 끼에 1만원 이상 쓰는 게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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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레이션 등 여러가지 요인이 겹치면서 연말 경기가 극도로 부진한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세대별로 먹거리에 지갑을 여는 방식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영포티'와 2030세대는 먹거리를 고르는 기준과 방법부터 소비의 목적까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넥스트포티는 기본 식비는 줄이면서도 디저트 등 식문화 영역에서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나타난다.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을 동시에 떠안은 4050세대는 편의점 족을 자처하며, 조정 가능한 지출부터 최대한 줄이려는 모양새다.
  ◇ 넥스트포티의 입맛은 '피드'가 정한다
 넥스트포티는 식품을 소비할 때도 SNS의 흐름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이런 트렌드는 불황 속에서도 미묘하게 변주되며 이어진다. 최근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말차, 마라탕, 두바이 초콜릿 등도 SNS 채널에서 먼저 화제가 되며 유행한 음식이다. 실제 인스타그램에서 말차 관련 게시글 수는 1000만건을 넘어섰으며 마라탕 관련 해시태그 수도 81만개를 돌파했다. 
 한 번 유행하면 퍼지는 속도도 빠르다. 여기에는 시공간 제약이 없는 온라인 환경도 한몫하지만 젊은 세대가 자신이 소비한 제품을 SNS에 올리고 인증하는 과정에서 다시 유행을 키우는 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원주민인 이들이 일종의 '자발적 광고 수단'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제품을 소비하는 이유도 복잡하지 않다. 대부분 '예뻐서', '먹는 소리가 좋아서' 등 직관적이거나 감각적인 이유로 구매를 결정한다. 맛과는 별개로 유행하는 음식은 한 번씩 먹어보려는 '경험 소비' 성향이 강한데, 이는 음식 자체보다 새로움과 재미를 중시하는 세대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소비 특징은 제품의 생애주기를 단축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경험 중심의 소비는 흥미나 재미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한 번 욕구가 충족되면 재구매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얘기다. 탕후루, 크로플, 요거트 아이스크림, 밤티라미수 등 단기간에 급속히 유행했다가 빠르게 시들어버린 품목이 늘어난 것도 이 같은 특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넥스트포티에게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사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공유하는 콘텐츠 소비에 가깝다.
 다만 30대로 넘어가면서 '유행'에서 '실용'으로 소비의 중심이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직장·가정 등에서 책임이 늘어나면서 편리성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1인당 평균 결제 금액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12만3917원)였다. 전체 배달 앱 결제 추정 금액의 35%를 차지하는 수치다. 30대 다음으로는 40대(27%), 20대(21%) 순이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하는 것도 이 시기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카테고리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은 30대가 36.6%로 가장 컸다. 자기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소비 우선순위가 경험에서 실용·효율로 이동하고 있다.
  ◇ 영포티 세대는 유행보단 건강·실속
 그러다 영포티 세대로 넘어가면 넥스트포티에 비해 체중 감량, 노화 방지 등 건강 관리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이게 된다. 음식을 고를 때도 유행보다는 '먹고 난 뒤 속이 편한지', '소화에 부담이 없는지' 등을 우선 기준으로 삼는다. 이들은 자녀 양육과 부모 봉양을 동시에 책임지는 이른바 '샌드위치 세대'로, 가정과 직장 모두에서 맡은 역할이 적지 않다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낀다.
 서울 중구 소재 회사에서 근무하는 최모 씨(40대)는 "예전엔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았는데 요즘은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걸 먹으면 바로 속이 더부룩해져서 담백한 한식 위주로 챙겨 먹는다"며 "가끔 유행하는 음식이 궁금할 때도 있지만 막상 먹어보면 너무 달거나 자극적인 게 많아서 자연스럽게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4050세대 중심으로 건강이 개인의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 잡은 점도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진 요인이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건강기능식품 소비 패턴 조사에 따르면 '요즘엔 건강관리도 하나의 스펙이라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50대 응답자 중 89.5% '그렇다'고 답하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어 40대가 89%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흐름이 확산하면서 가치소비 성향도 자연스럽게 강화하고 있다. 영포티 세대는 원산지와 생산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된 식품, 친환경·무첨가 제품처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재료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편이다. 이들은 넥스트포티에 비해 소비 여력이 탄탄한 세대인 만큼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품질과 안전성이 보장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비건(채식) 식품 구매액의 연령대별 비중은 50대가 27.5%로 가장 높았으며 40대가 27.2%로 뒤를 이었다. 20대(10.9%), 30대(17.7%), 60대(16.7%)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 확연히 높은 수준이다. 그간 비건 식품이 젊은 세대 중심의 '트렌디한 소비'로 인식되던 것과 달리, 실제 시장에서는 구매력을 갖춘 4050세대가 핵심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 같은 불황, 다른 소비
 영포티와 넥스트포티 세대 모두 불황의 시대를 지나고 있지만 그에 대응하는 방식은 세대마다 다르다. 세대별 소비자 특성을 정리한 도서 '세대욕망'의 저자 강승혜 대홍기획 데이터인사이트팀 팀장은 "보통 10~20대는 경제나 소비에 대한 감각이 형성되는 시기"라며 "현재 2030세대와 4050세대는 불황이라는 동일한 상황을 겪고 있지만 세대별로 자신들이 체화한 소비 성향이 달라 대처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넥스트포티는 불황의 시대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소비는 쉽게 줄이지 않는다. 식비나 교통비 같은 고정비는 줄이더라도 디저트·캐릭터 등 만족감을 주는 항목에는 주저하지 않고 지갑을 연다. 
 입차 2년 차인 직장인 정모 씨(20대)는 "요즘 점심값이 너무 올라서 회사에는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 그냥 배만 채우면 되는데 한 끼에 1~2만원씩 쓰는 게 너무 아깝다"면서도 "디저트는 포기하기 어렵다. 달콤한 거 하나 먹으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이 확 좋아지니까 돈 쓰는 게 아깝지가 않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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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나는 식사비와 당류/과자류 소비. /그래프=신현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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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서도 이러한 현실이 통계로 나타난다. 39세 이하 세대의 당류 및 과자류에 대한 소비는 2023년 1분기에 월평균 2만700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최근에는 3만2000원 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 밥값은 아껴도 '최애' 소비는 못 참는 넥스트포티
 디저트에 대한 젊은 소비자들의 열기는 관련 업계에서도 감지된다. 패션 플랫폼 29CM는 최근 서울 성수동에서 인기 디저트 브랜드를 모은 팝업스토어(팝업)를 운영했다. 행사가 진행된 5일 동안 1만3000여명의 고객이 방문했으며 팝업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에는 3000명 이상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앞서 얼리버드 프로모션으로 판매한 주말 입장권은 개시 1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퀸즈도 오는 20일부터 팝업을 열고 프라이빗 디저트 뷔페 '디저트 뮤지엄'을 선보이는데 1차 예약이 열리자마자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 동시 접속자가 몰리며 예약 시스템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1차 예약자 중 2030세대 여성 고객 비율은 58%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 행태가 젊은 세대가 자라면서 마주한 시대적 불확실성과 관련 있다고 설명한다. 그들에겐 '불안'이 기본값이다. 넥스트포티 세대는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된 경제적 부흥기를 목격한 적이 없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인 20대는 경기 침체와 불황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자라났다. 외환위기 속에서 유년기를 보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의 경제적인 충격을 성장기에 연속적으로 경험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취업 문턱은 갈수록 높아졌고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는 건 불가능한 목표가 됐다. 
 강 팀장은 "2030세대는 내년이 어떻게 될지, 더 먼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행복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불황이라고 해서 모든 지출을 줄이기보다 자신을 확실하게 만족시키는 소비 한두 가지는 꼭 유지하려는 마음이 크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영역은 최소한으로만 지출하고 만족을 줄 수 있는 영역에는 더 강하게 비용을 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트렌드에 재빠르게 대응하는 편의점 업계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캐릭터 협업 상품을 대폭 늘리고 있다. 평소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꼼꼼하게 따지면서도 좋아하는 것에는 소비를 망설이지 않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캐릭터 협업 상품 수는 2023년 280여종에서 올해 370여종으로 크게 늘었다. 관련 상품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도 △2023년 320% △2024년 82% △2025년 106%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GS25도 간식 카테고리에서 캐릭터 협업 상품 수를 2023년 200여종에서 지난해 250여종으로 확대했으며 매출 신장률도 △2023년 102.2% △2024년 59.8% △2025년 49.5%로 증가세다. 캐릭터 상품의 연령대별 구매 비중을 보면 2030세대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제 편의점에서 캐릭터를 활용하는 건 필수 전략이 됐고, 협업 범위도 과거보다 더 넓어졌다"며 "예전에는 단순히 상품에 캐릭터를 프린팅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키링·피규어·스티커 등 별도의 굿즈와 함께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한다"고 했다.
  ◇ 자녀·부모에 낀 영포티 세대, 내 밥값부터 아낀다
 반면 자녀 세대와 부모 세대 사이에 낀 영포티 세대는 아낄 수 있는 분야에선 물불 안 가리고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불황을 견뎌내고 있다. 자녀 교육, 집 대출 등 필수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개인 식비처럼 쉽게 줄일 수 있는 항목부터 우선 축소하는 분위기다.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혼술' 아이템을 물색하는 등으로 4050세대가 '편의점 큰손'으로 부상했다면, 최근에는 물가가 급등하면서 여의도 광화문 등 직장가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중장년층이 늘어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GS25와 CU 연도별 연령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2022년을 기점으로 4050세대 매출이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각사의 50대 매출이 급증하는 분위기다. 넥스트포티 세대는 감소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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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늘어나는 4050세대 편의점 매출 비중. /그래프=신현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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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 최모 씨(40대)는 "지출할 곳은 많은데 점심값까지 오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편의점을 찾는 일이 늘었다"며 "그렇다고 아이 학원비를 줄일 수는 없으니 제 밥값부터 줄이게 된다"고 부연했다.
 영포티 세대가 자녀 교육에 유독 큰 비중을 두는 이유도 성장 배경과 연관이 깊다. 강 팀장은 "요즘은 아이 한 명만 낳아 '완벽하게 키우는' 시대다. 불확실성이 만연한 환경에서 자신이 겪은 불안정한 상황을 자녀에게 그대로 물려주지 않으려는 마음이 크다"며 "아이에게 억지로 배움을 강요하고 싶진 않지만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 크기 때문에 각종 학원은 물론이고 먹는 것, 입는 것까지 세세하게 챙기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박수림/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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