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 전문 법조계 인사 선임
내부통제·위험대응 강화 움직임
AI·AX신사업 재편 인력도 확충
연합뉴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이달 말부터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각사는 인공지능(AI) 사업 강화 및 법률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 이사진을 구성하면서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고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SK텔레콤은 26일, KT는 31일에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법조인 출신과 AI 중심의 신사업 전략을 이끄는 인사들이 이사회에 새롭게 포함되거나 재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SK텔레콤은 이번 주총에서 공정거래 전문가인 김창보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서울고등법원장 출신인 김 변호사는 공정거래사건 전단재판장 등을 역임한 만큼 SKT의 규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측은 "법조인으로 오랜 기간 쌓아온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 전문성을 바탕으로 SKT의 운영개선(OI) 및 AI 성과 창출을 위한 조언, 이사회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리스크 인식·대응 등 사외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KT는 대전지방법원장, 광주고등법원장 등을 역임한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LG유플러스는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회장, 컨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남형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의안을 올렸다.
KT측은 "법률적 통찰력과 위기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KT가 AICT 컴퍼니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법률적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미래 혁신을 뒷받침할 적임자로 판단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했다. LG유플러스 또한 "LG유플러스가 추진하는 사업 분야인 방송통신,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사업 전반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 의견을 조언하며 회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 3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통신3사가 공정위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준비하는 등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통신사는 법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 및 규제 대응 경험이 풍부한 법률 전문가를 이사회에 포함해 내부 통제와 리스크 대응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통신3사는 AI 및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인사들도 이사진에 배치한다. 'AI 컴퍼니' 전환에 나서는 SK텔레콤은 이번 주총에서 강동수 SK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PM) 부문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PM부문은 SK그룹의 리밸런싱 업무를 맡는 조직이다. 그룹 '전략통'으로 꼽히는 강 부문장은 SK텔레콤의 AI, 신사업 영역의 사업 재편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SKT는 "최근 불확실한 대외 경제 환경 하에서 통신, AI 사업 영역에서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홍범식 대표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권봉석 LG 부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신규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LG그룹과의 시너지를 강화해 'AX 컴퍼니' 도약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KT는 이번 주총에서 8명의 사외이사 중 임기가 만료되는 김용현 변호사를 포함해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이승훈 전 KCGI 글로벌 부문 대표 파트너 등 4인을 모두 재선임하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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