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익 부천시장
부천시가 최근 과학고 유치를 확정했다. 기존의 부천고를 과학고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오는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과학고 설립은 부천시민의 오랜 바람이었기에 추진 단계에서부터 바둑판 앞에 선 바둑기사처럼 매 순간 심혈을 기울였다. 부천이 나아갈 활로를 개척하면서 실리를 취하는 중요한 한 수였고, 첨단과학 교육도시를 향한 포석이자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정석이라고 판단했다.
교육 인프라 확충은 부천이 안고 있는 오랜 과제다. 인구와 인재 유출을 막고, 맹모삼천지교의 심정을 가진 시민들을 부천으로 유인하는 묘수가 될 것이라 기대하며 ‘과학고 설립’이라는 회심의 승부수를 놓았다. 부천에 소재한 경기예고의 경우, 전국 단위로 모집한 2024년 입학생 중 30% 가까이가 부천 출신이다. 예고 진학을 목적으로 전입하거나 부천의 학생들이 진학의 꿈을 키운 것으로 보이는데, 과학고 설립으로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길 희망한다.
이제 과학고를 동력으로 첨단과학 교육도시를 향한 발걸음에 더욱 속도를 붙일 것이다. 또한 과학고·일반고 학생 모두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전문적인 심화 교육으로 잠재력과 가능성을 한층 키우도록 힘쓸 것이다. 먼저 과학고는 학생 각자가 관심 분야를 선택해 교육과정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누리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지역 로봇산업과 연계한 특화 교육과정 ▶과학·문화예술 융합교육▶지역 산업연계 교육과정 등 다채로운 커리큘럼을 운영할 예정이다.
향후 SK그린테크노캠퍼스·부천로봇산업연구단지·온세미·DB하이텍 등 부천의 첨단산업 기반을 활용해 학생들의 교육-취업-정착이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 구축도 꾀하고 있다. 인재 육성을 통해 경제·산업·미래 기술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자족도시로서 역량도 함께 높이기 위한 청사진이다.
특히 혜택이 특정 소수에게 국한되지 않도록 지역공동체와 상생발전 방안도 마련 중이다. 부천시는 공동교육과정·멘토링 등 과학고의 교육자원을 공유하고, 지역과학교육 거점기관(부천미래과학센터) 운영을 지원해 지역의 초중고 학생과 시민을 위한 교육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반고 학생들에게도 과학중점교 등 교과특성화 과정을 통한 심도 있는 과학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기초학습 보충 ▶심화 수업 ▶진로지도 강화 등 학습 수준에 맞춘 다양한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지원하고자 한다.
향후 첨단산업 생태계와 서울과 인천을 잇는 지리적 이점, 뛰어난 문화예술 기반이 더해지면 부천의 도시 가치는 한껏 높아질 것이다. 과학고 설립이 부천의 도약을 위한 ‘신의 한 수’가 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
조용익 부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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