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AP/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30여 명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2025.03.28. /사진=민경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글로벌 기업 경영인들과 회동에서 현지 투자를 독려했다.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우리 기업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현지 투자를 늘릴지 관심이다.
28일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글로벌 공상계 대표 회견'을 열고 글로벌 CEO(최고경영자)들과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외국 기업인에게 이상적이고 안전하며 유망한 투자처"라며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겠다, 개장의 문은 더 넓게 열릴 것"이라고 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이 경기 둔화, 미중 갈등 격화 등 영향으로 FDI(외국인직접투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중국 FDI는 중국 외환관리국 집계 기준 2023년 330억달러(약 48조원)로 전년 대비 82% 줄어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8월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31.5% 감소한 82억달러에 머물렀다.
이 회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현지 반도체 투자 확대에 나설지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 공장, 쑤저우에서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시안 팹(공장)은 중국 내부 고객 대응과 제품 공급을 통한 현지 시장 대응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전기차'에 유독 관심을 보인 점에 비춰볼 때 시 전장 부문 투자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과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났다. 샤오미는 지난해 첫 전기차 SU7을 출시했고 2027년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 회장은 24일에는 광둥성 선전에 있는 전기차 업체 BYD의 본사를 방문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한정된 투자 여력, 미중 무역 갈등 등을 고려할 때 중국에서 투자 확대를 장담하긴 아직 어려워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과 '보조금 무효화'를 무기로 삼성전자에 현지 투자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총 37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바 있다.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SK하이닉스 역시 현지 투자를 늘릴지 관심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다롄에서 각각 D램과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 38억7000만달러 투자를 추진 중인 SK하이닉스 역시 미국의 추가 투자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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