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류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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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목사님이 말하는 것 같지 않아?" "인터뷰보다는 설교 말씀 들은 것 같아요!"
류준열과의 인터뷰가 끝난 이후 취재진 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지난 2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넷플릭스 '계시록' 류준열(성민찬 역)과 인터뷰를 했다.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게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좇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류준열은 성민찬 역을 맡아 신실한 목사에서 하루아침에 광기에 젖는 두 얼굴의 인물을 그려내며 열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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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류준열은 여전히 목사 캐릭터에 빠져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중간중간 실제로 신의 계시를 받은 듯한 답변을 했다. 그는 "종교는 믿음을 형상화하는 데 있어서 좋은 선택이다. 무종교인들도 각자의 믿음은 있다. 예를 들어 '죽으면 어디로 갈 것 같아' 같은 것도 믿음이다. 종교를 떠나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것 자체가 믿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약을 아래에서 짜는 것도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몇몇 취재진이 당황한 듯 웃음을 보이기도.
이에 류준열은 "기자님, 볼일 보고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시나 혹은 열고 내리시나"라고 물었다. 본지 기자가 "닫고 내린다"고 하자 류준열은 "그것 역시 믿음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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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록'의 반응이 좋은 것 역시 '믿음' 덕분이라고 밝히기도. 류준열은 "다들 우리 작품을 종교 얘기로 받아들이기보단 믿음 얘기로 봐주신 것 같다. '믿음이 강하면 인간이 이렇게 되는구나' 하면서 말이다. 교회에서도 항의 전화가 안 왔는데, 이 작품을 통해 느끼는 바가 있으니 (불만의) 연락이 없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인터뷰 말미에서 인생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 생각을 고백하기도. 그는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죽으라고 일어난 일도 아니고, 잘못된 일이어도 죽는 것도 아니지 않나. 내가 견딜 수 있으면 견디고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것만 보려고 한다. 신은 인간에게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준다고 하지 않나. 내가 견디면 되는 거다. 분노와 화살을 남한테 돌리면 내 인생이 너무 속상하지 않을까. 견딜 수 있다는, 괜찮다는 그런 '믿음'이 나의 인생 전반에 깔려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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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는 신현빈이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형사 이연희 역을, 신민재가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는 전과자 권양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계시록'은 공개 이후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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