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저작권 대상 아니지만 AI 무단 훈련·학습은 문제소지"
저작권법 한계 파고든 오픈AI "개별복제 거부, 스타일은 허용"
샘 올트먼 오픈AI CEO X 갈무리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챗GPT의 새로운 '챗GPT-4o 이미지 생성'이 '지브리 스타일'(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스튜디오 지브리 화풍) 열풍을 일으키면서 인공지능(AI) 저작권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챗GPT는 이용자가 업로드한 사진을 △지브리 △심슨 △레고 등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변환할 수 있게 해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최근 챗GPT-4o 이미지 생성을 업데이트하며 자신의 X(옛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로 교체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공식 X 계정에 게재된 챗GPT 생성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이는 17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마약 밀매, 불법 거주 혐의로 체포된 여성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추정된다.(미국 백악관 X 갈무리)
같은날 미국 백악관도 공식 X 계정에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를 게재했다.
오픈AI는 '지브리 열풍' 덕에 유료 구독층을 늘릴 기회를 잡게 됐다. 실제로 서버 과부하를 이유로 무료 이용자는 유료 이용자 대비 이미지 생성 결과물을 받기 힘든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SNS 등엔 관련 이미지가 쏟아지고 있다. 오픈AI가 지브리 스튜디오 명성을 이용해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뜨거운 시장 반응만큼 저작권 침해 논란도 커지고 있다.
현지 법조계에선 작품 스타일 모방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오픈AI가 AI를 훈련·학습하는 과정에서 지브리 작품을 대가 없이 무단으로 활용했다면 침해 소지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X에 게재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한국을 포함 세계 각국 법원은 스타일(화풍)을 아이디어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저작권으로 인정하면 인류의 창작 활동이 위축될 수 있어서다. 예술과 창작은 여러 작품 스타일의 영향 속에서 발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작권을 가진 작품으로 AI 모델을 훈련하는 게 법 위반인지 여부는 미국과 각국 법원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미국 작가 단체는 오픈AI가 자신들의 저작 도서를 무단으로 사용해 AI 모델을 학습시켰다고 주장하며 집단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 소송 과정서 오픈AI가 'books1' 'books2' 등의 도서 데이터 세트를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오픈AI는 "개별 아티스트 스타일 복제는 거부하지만, 스튜디오 스타일 복제는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개별 작가·작품을 복제하지 않았다면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조시 와이겐스버그 미 로펌 변호사는 "AI 모델이 미야자키 감독 작품으로 훈련했는지 (증명하는 게) 쟁점이 될 것"이라며 "동의와 보상 없이 훈련에 활용했다면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스타일 모방을 허용하면 인류는 더는 의미있는 콘텐츠를 창작하지 않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인간의 창작 산업을 대체하지 못하도록 법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 저작권법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수작업으로 정교하게 그려낸 애니메이션 작품을 몇 초 만에 AI로 모방하는 걸 받아들인다면 인류가 앞으로 더는 창작 활동을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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