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이틀 전 USTR 무역장벽보고서 발표
韓정부, 국내 방위기술 우선 조달에 문제제기
"車시장 접근 과제"…지도서비스 규제도 지적
[워싱턴=AP/뉴시스]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가 지난 2월 6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상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4.01.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를 이틀 앞두고 발표한 세계 각국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국내 방위 기술 우선 조달 정책을 무역장벽으로 추가 규정했다.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금지 규제와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시장 접근성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포함됐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31일(현지 시간) 이러한 내용의 2025 무역장벽보고서를 발표했다.
무역장벽보고서는 매년 정기적으로 발표되는 것이지만, 올해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나와 특히 주목된다.
대부분 항목이 지난해 보고서와 큰 차이가 없었는데, 한국의 국방조달에서 무역장벽이 있다고 새롭게 주장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 조달 분야 무역장벽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방위산업 상쇄거래 프로그램(defense offset program)을 통해 외국 방산 기술보다 국내 기술과 제품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외 계약자는 계약 금액이 1000만달러를 초과할 경우 절충교역(offset obligation) 의무가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미국산 소고기 수입 규제와 자동차 관련 규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 보고서에도 들어갔다.
보고서는 "2008년 한미는 한국 시장을 미국산 소고기와 소고기 제품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합의했지만 과도기적 조치로 한국은 30개월 미만 소에서 생산된 제품만 수입하도록 요구했다"며 "이 과도기적 조치는 16년동안 유지돼 왔다"고 짚었다.
지난해 보고서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됐으나, 올해는 이러한 과도기적 조치를 한국이 "요구했다"는 문구가 새롭게 들어갔다.
[워싱턴=뉴시스]미 무역대표부(USTR)가 31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5 무역장벽보고서의 표지. (사진=USTR 제공 자료). 2025.04.01. *재판매 및 DB 금지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서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한국 자동차 시장 접근성 확대는 여전히 미국의 주요 관심사"라며 전년과 같이 배출가스 부품 규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한국 관세청의 수사 권한 등을 전년과 같이 문제 삼았다.
대다수 내용은 전년과 큰 차이가 없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 비관세장벽 등을 고려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적된 내용들이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USTR은 무역기술 장벽으로 한국의 화학물질관리법과 라벨링규제를 지적했고, 위생 장벽으로는 소고기 규제와 함께 복잡한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승인 절차, 사료시장 규제, 미국 농산물 검역, 잔류 농약 기준 등을 언급했다.
또한 정부조달, 지식재산권에 이어 서비스 분야 무역장벽을 언급하면서 해외 OTT 플랫폼에 한국 콘텐츠 유통을 요구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해외 콘텐츠사업자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 해외 기업의 한국 내 지도 및 위치 기반 데이터 사용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을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규정했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통신 및 방송 분야 해외 투자 제한과 원자력 발전소 해외 소유 금지, 비원자력 발전소 해외 소유 제한 등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와 별도로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한국 정부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USTR은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전세계 각국 불공정 무역관행을 조사해 내달 1일까지 보고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를 내달 2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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