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인터넷 세상은 사진을 만화로 바꿔주는 인공지능으로 떠들썩 합니다.
프로그램에 사진을 넣으면 스튜디오 지브리의 그림처럼 사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지브리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애니메이션 회사입니다.
저작권 우려도 나옵니다.
박대기 기자와 알아봅니다.
박기자, 사진 변환 어떻게 하는 거죠?
[기자]
챗GPT 싸이트나 앱에 접속해서 사진을 넣으면서 "지브리 풍으로 바꿔줘"라고 써주면 바로 바뀝니다.
[앵커]
실제로 직접 보는게 좋겠는데 가져왔나요?
[기자]
네, 인터넷에서 여러 사람들이 챗GPT로 바꾼 결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 격렬한 설전이 있었죠?
그 사진을 지브리 풍으로 바꿔달라고 했더니 지금보는 것 같은 지브리 특유의 감성이 있는 그림으로 바뀝니다.
말론 브랜도가 열연을 펼친 영화 대부의 한 장면도 그 사람의 성격이 드러나면서도 어딘가 따스한 지브리 풍의 만화로 되살아납니다.
저도 예전 제 사진 올려봤더니 지금 보시는 것처럼 바꿔줬습니다.
[앵커]
상당히 그럴싸한데요.
이게 지브리 풍으로만 바꿀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다양한 화풍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서 최근 인기를 끈 한 드라마 사진입니다.
지브리 풍으로 바꾸면 이렇고, 또 인기 미국만화인 심슨가족 풍으로도 바꿀 수 있습니다.
고전 만화인 도라에몽 스타일로도 바꿔집니다.
이렇게 사진 올리고 원하는 풍을 요구하면 어떤 식으로든 바꿀 수 있습니다.
[앵커]
정지 사진만 되고 동영상은 안되는 건가요?
[기자]
챗GPT를 만든 오픈AI에서 나온 소라 라는 프로그램을 쓰면 동영상도 만들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얻은 영화 반지의 제왕 기억하시죠?
그 영화 장면을 넣고 지브리 풍 영상으로 바꿔달라고 해보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영화의 장면들을 만화로 바꿔줍니다.
원래라면 수십 명의 사람이 몇 달 작업했을 것을 한 사람이 불과 몇 시간에 뚝딱 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앵커]
이게 다 무료인가요?
[기자]
무료는 아니고 월 3만원 정도 내는 챗GPT 유료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픈AI의 샘 알트먼 대표는 조만간 무료 이용자들도 하루 3건 정도는 쓸 수 있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도 많이들 쓰다보니 인공지능 처리를 위한 GPU 시스템이 녹을 지경이라고 자랑했습니다.
[앵커]
참 신기하기는 한데 이게 저작권 위반이 아닐까 우려도 되는데요.
[기자]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겁니다.
단순하게 누구의 스타일을 따라 그렸다고 해서는 저작권 침해 판정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챗GPT가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을 몰래 학습해서 이런 능력을 가진 거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학습을 거부할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챗GPT는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가지고 학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소송이 걸려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지브리나 다른 창작자들이 소송을 걸 수 있고, 제가 봐서는 소송을 거는게 맞아보입니다.
다 가져가서 학습을 해버리는 건 중요한 지적 창작물을 뺏기는 겁니다.
[앵커]
창작자 입장에서 무척 기분나쁠 것 같은데요?
[기자]
2016년에 나온 다큐멘터리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일종의 인공지능과 컴퓨터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걸 구경합니다.
좀비같은 괴물을 만들어서 꿈틀거리는 그림이었는데요.
미야자키 감독은 "고통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만든 것" 이라면서 "정말 역겹다" "생명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종말에 가까워지고 있다" "인간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고 사람이 손으로 그리는 그림이 소중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다른 직업도 다 바뀌는데 창작만 인공지능 무풍지대로 남을 수 있을까요?
[기자]
쉽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이런 변환이 가짜뉴스를 만드는 것이나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조작하기 위해서도 쓸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군이 자국 군인의 모습을 지브리 풍으로 미화한 사진을 SNS에 올렸는데요.
미야자키 하야오가 반전주의자임을 감안하면 참 안타까운 상태입니다.
[앵커]
논란이 될 걸 알면서도 챗GPT가 이런 서비스 출시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법을 한 사람이 어기면 처벌받지만 모두가 어기면 어느새 대세가 됩니다.
이용자들이 불법 저지르는 것에 참여하도록 만들어서 이런 서비스를 사실상 인정받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챗GPT가 세계적으로 뜬 게 윤리적 문제는 눈감고 일단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인데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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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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