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한류 동호회원 수 변화 추이(자료=한국국제교류재단, 지구촌 한류현황 분석)
1990년대 중반, 한국 대중문화는 중화권을 중심으로 예상치 못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른바 '한류'의 시작이었다.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중화권에서 입소문을 타며 예상 밖 인기를 끌었고, H.O.T와 젝스키스 같은 1세대 아이돌이 아시아 음악 시장의 감각을 바꿨다. 당시만 해도 '수출'이라는 말이 어색하던 한국 대중문화는 30여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인의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2025년 지금, K콘텐츠는 단순한 장르를 넘어 글로벌 문화 산업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영화·드라마·음악은 물론 웹툰·게임·패션·뷰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된 K콘텐츠는 팬덤을 중심으로 성장한 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디지털 유통을 발판 삼아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도약했다.
'겨울연가', '대장금'으로 촉발된 한류 드라마 붐 이후, CJ ENM 등 제작 시스템의 성장은 방송 콘텐츠의 장르 다양성과 품질을 끌어올렸다. '응답하라' 시리즈, '미생', '도깨비' 등 웰메이드 드라마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중심으로 한 K드라마는 한국 콘텐츠의 서사와 연출, 캐릭터성이 글로벌 보편성과 접점을 이룰 수 있음을 입증했다.
영화는 K콘텐츠가 세계 무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를 남겼다. 2000년대 초 CJ ENM 제작의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등이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영화가 '비영어권의 벽'을 넘은 첫 사례로 기록됐다.
K팝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멀리 간 장르다. 1세대 아이돌이 동남아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동방신기와 빅뱅이 일본 시장을 개척했고, BTS는 전 세계 팬덤 문화를 통합하며 빌보드 정상을 차지했다.
웹툰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K콘텐츠다.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등 스마트폰 기반 플랫폼의 부상은 웹툰을 독립적인 장르로 성장시켰고, 동시에 영상화와 지식재산(IP) 확장의 핵심 자원으로 부각시켰다.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K웹툰'의 세계화를 공식화했다.
K콘텐츠는 이제 개별 콘텐츠의 흥행을 넘어, 문화·기술·산업·외교가 결합된 국가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특정 장르나 성공 사례로 설명되기 어려울 만큼, 산업 전반에 걸쳐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중심에 선 지금, K콘텐츠는 다음 단계를 향한 전략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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