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기 IP 살려 신작 출시
확률형 아이템 규제로 돌파구
매출 제한에 신작 개발 리스크↑
인지도 보장된 IP로 실패 최소화
신작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RF 온라인 넥스트’ 사진=넷마블
국내 게임사들이 기존 흥행작 지식재산권(IP) 토대의 신작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흥행작 IP의 세계관을 빌려 기존 스토리에서 주목받지 않았던 인물 이야기를 스핀오프 식으로 풀어내거나 SF 장르와 결합하는 식이다. 대표 IP의 서비스 방식을 PC에서 모바일, 콘솔 등 여러 플랫폼으로 확장해 유명세를 이어가려는 추세도 눈에 띈다. 게임업계가 확률형 아이템 규제로 보수적 운영 전략을 취하면서 흥행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넷마블, 기존 인기 IP에 새 장르 입혀 차별화
2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RF 온라인'의 후속작 'RF 온라인 넥스트' 출시 엿새 만에 국내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를 달성했다.
RF 온라인 넥스트는 RF 온라인의 IP를 활용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이다. 원조 IP인 RF 온라인은 2004년부터 20년간 서비스된 넷마블의 장수 게임이다. RF 온라인 넥스트의 초반 흥행으로 기존 게임 이용자들에게 사랑받던 IP가 신작에서도 계속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RF 온라인 넥스트는 우주를 배경으로 로봇, 총기, 기계 갑옷 슈트가 등장하는 SF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SF 콘셉트는 그간 국내 MMORPG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던 장르인 만큼 단순한 IP 차용을 넘어 차별화로 효과를 냈다.
넥슨, 인기작 감성 그대로 살려 흥행몰이 시도
신작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마비노기 모바일’ . 사진=넥슨
넥슨도 각각 마비노기와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만든 신작을 출시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2004년 출시된 마비노기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MMORPG 게임이다. 출시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하며 기존 IP의 인기를 이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의 감성과 생활형 콘텐츠를 충실히 계승했다. 게임의 마스코트, 배경음악, 전투 외에도 약초 채집 요리 같은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소셜네트워크 요소 등이 그대로 구현됐다.
기존 IP와의 차별점은 서비스 방식에 있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조작 방식을 제공해 가로, 세로 등 화면 모드 전환이 자유롭다. 덕분에 이용자는 게임을 하면서 메신저로 채팅을 보낼 수 있고 창 모드로 게임을 띄워 동시다발적으로 모바일 안에서 여러 콘텐츠를 볼 수 있다.
'프리퀄' 스토리 담아 원작 게임 캐릭터 재해석도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대표 이미지. 사진=넥슨
지난달 28일 출시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던전앤파이터' IP에 기반한 역할수행게임(RPG) PC·콘솔 게임이다. 카잔은 체험판 글로벌 다운로드 100만 회를 돌파하며 출시 전부터 인기를 입증했다.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이후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압도적 긍정적'이란 최고 평가를 받기도 했다. 카잔은 지난달 31일 스팀 매출 순위 3위에 올랐다.
던전앤파이터는 올해로 서비스 20주년을 맞은 장수 PC 온라인 게임이다. 카잔은 던전앤파이터에 등장하는 악신 카잔의 기원을 다룬 프리퀄 성격 서사를 다룬다. 원작 게임 속 각종 캐릭터와 몬스터가 재해석돼 등장하기도 한다.
이용자는 대장군 '카잔'이 되어 복수극을 이끌어 나간다. 카잔은 실사풍이 아닌 셀 애니메이션 스타일 3D로 구현돼 원작 특유의 감성을 계승하는 동시에 글로벌 콘솔 시장을 공략한다. 게임 속 소품이나 지형을 활용해 창의적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등 다양한 액션을 구현할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흥행 실패 부담…인기작 의존"
일각에선 게임사들이 기존 IP를 재활용해 신작을 출시하는 흐름이 '확률형 아이템 규제'와 관련 있다고 본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들에겐 고정적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이었지만 이를 규제하면서 대안으로 기존 IP에 의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IP에서 큰 변화를 주면 오히려 흥행에 실패할 수도 있다. 메이플스토리2가 대표적이다. 메이플스토리2는 원작인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했지만 평행세계와 가까운 세계관을 갖고 3D 그래픽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결국 10년간 운영하던 끝에 다음 달 서비스를 종료한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매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신작 개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게임사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며 "기존 IP를 재활용하거나 확장해 신작을 출시하는 전략은 트랜스미디어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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