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가지로 나누어 분석한 '朴 파면' 선고문
尹탄핵 전원일치면 유사한 흐름일 듯
서론에서 선고 늦어진 경위 설명할 수도
탄핵소추사유는 압축해 함께 판단할 가능성 有
탄핵소추사유 5개 중 1개만 인정돼도 파면
'헌법 수호 의지'에 대한 판단 예상
朴때는 '주문' 15글자 나올 때까지 22분 걸려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대통령 박근혜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문을 읽어 내려갔다. 22분간의 낭독 끝에 나온 결론(주문)은 15글자,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한다. 선고의 흐름과 순서를 예상하긴 어렵다. 통상적으로는 재판관 '전원일치'라면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유를 먼저 낭독한 뒤 마지막에 주문을 읽게 된다. 반면 반대 의견이나 별개·보충의견이 있다면 주문을 먼저 읽고, 법정의견과 소수의견을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전원일치 결론일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선고문의 흐름과 유사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사건번호 2016헌나1, 약 7447자 분량의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문의 순서는 크게 ①서론 ②탄핵의 절차적 타당성 판단 ③탄핵사유별 판단 ④박 전 대통령 행위의 헌법·법률 위배 여부 ⑤파면할 만큼 중대한지 여부 ⑥결론 및 보충의견 등 총 여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서론에서 헌재는 그간 진행된 평의와 변론 경과를 간략히 요약해 설명했다. 60여 일간 매일 재판관 평의를 진행했다며, 증거조사된 자료가 4만 8천여 쪽에 달하고 탄원서 등의 자료가 40박스 분량에 이른다고도 덧붙였다. 헌법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도 네 문장을 할애했다.
이에 비춰봤을 때, 윤 대통령 탄핵 선고문에는 전례 없이 선고가 지연된 경위가 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대 3번째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재판관들의 소회가 담길 여지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선고문에선 경과에 이어 '탄핵 소추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 '국회의 탄핵소추가결 절차에 흠결이 있다'는 등 박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한 '탄핵의 절차적 흠결'에 대해 헌재가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의 탄핵소추가 적법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쓴 분량은 무려 1300자다. 탄핵소추 절차에 흠결이 있을 경우 '각하' 사유가 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자 먼저 '탄핵의 절차적 타당성'을 입증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문에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판단이 담길 것으로 예측된다. 윤 대통령 측 또한 국회의 탄핵소추사유 중에서 내란죄가 철회된 부분 등을 문제 삼으며 '각하'를 주장한 만큼, 헌재가 윤 대통령 선고를 내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절차적 적법성에 대한 판단을 선행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으로는 탄핵사유별 판단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선고문에서 헌재는 국회가 제출한 탄핵소추 사유 13개를 전부 일일이 판단하는 대신, 이를 4개(△최서원의 국정개입 허용과 뇌물죄 및 공무상 문건 유출 등의 권한남용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생명보호 의무와 직책성실 의무 위반 △공무원 임면권 남용과 직업공무원 제도 침해 △언론 자유 침해)로 묶어 함께 판단했다.
윤 대통령의 경우 △비상계엄 선포 정당성 △계엄포고령 위헌성 △군·경 동원 국회 활동 방해 △영장 없는 선관위 압수수색 △법조인 체포 지시 등 총 다섯 가지 탄핵소추 사유가 있는데, 헌재는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 사유들 중 일부를 함께 묶어 판단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탄핵사유별 판단이 끝난 뒤에는 대통령 행위의 헌법·법률 위배 여부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헌재는 압축된 네 가지 탄핵소추 사유 중 오직 '최서원의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남용' 부분, 이 한 가지 사유만이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다고 인정했고 결국 탄핵이 인용됐다.
따라서 오는 4일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낭독하는 선고문 중에서 윤 대통령의 다섯 가지 탄핵소추사유 중 한 가지라도 헌법·법률 위배 여부가 인정된다면, 선고 도중 해당 대목에서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가늠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어서 선고문에는 대통령의 법 위반 행위가 '파면할 만큼 중대한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담길 것으로 예측된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헌법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적인 판단이었던 만큼, 윤 대통령 선고문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길 지 주목된다.
이러한 판단이 내려지면, 비로소 주문(결론)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 선고 당시에는 6841자 낭독 끝에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후 보충의견(법정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하나 그 이유를 보충할 때 내는 소수의견)이 덧붙여졌다.
헌재 결정은 재판장이 주문을 읽는 순간부터 그 법적 효력이 발생하기에 주문을 읽는 시각이 중요한데,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선고 시작 22분 만인 오전 11시 22분에 주문이 나왔다. 윤 대통령 사건의 경우 유례없이 선고가 늦어진 만큼, 주문이 과연 몇시 몇분에 울려 퍼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CBS노컷뉴스 민소운 기자 solucky@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