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선고에 따른 산업계 반응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TF 회의에 앞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한 권한대행,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2025.4.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헌법재판소가 4일 재판관 전원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를 내리자 산업계에서는 “이제는 갈등을 덮고 경제 현안에 정치권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말 계엄 사태 이후 1400원대로 치솟은 환율과 미국발 ‘관세 전쟁’ 문제 등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경제계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현재 우리 경제는 내수 침체와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 미국 관세 조치 및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엄중한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제는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 국정이 조속히 정상화되고,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노력이 지속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도 “국민 모두가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함으로써 그동안 탄핵정국으로 야기된 극심한 정치·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종식하고 사회 통합과 안정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또 “정부와 국회는 국정운영 공백과 국론분열에 따른 사회혼란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여야를 초월한 협치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며 “노사를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도 각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사회 안정과 우리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경제6단체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3.2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상당수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 상호관세 25%에 부과한 ‘관세 전쟁’에 정치권이 합심해 나서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수출 비중이 많은 국내 한 제조업 관계자는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기 전에라도 의원 외교 등을 통해 정치권에서 총력을 다해 관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관세 문제가 계속 불거지니 불확실성이 커서 중용 경영적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다”며 “탄핵심판을 계기로 불확실성이 더 확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가 빨리 해소되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동안 철강, 건설, 배터리 등 극심한 침체를 겪는 산업군에 대한 적절한 정부 부양책이 아쉬웠다는 것이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부동산 경기가 침체해 있는데 그동안 정부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충분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정국이 빨리 안정돼 부양책이 나와야 건설 및 인테리어 업체들의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무역상사 관계자는 “계엄사태 이후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정부가 나서서 이를 안정화할지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있어서 주52시간 근무의 예외를 두는 반도체 특별법의 국회 통과나, 상법개정안 재의요구권 이슈 등도 빨리 해소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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