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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사진 | UFC |
[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바둑 레전드의 ) 이름값을 하겠다.”
이창호가 바둑전설 이창호의 이름에 책임을 걸었다, 오는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UFC 파이트 나이트: 에멧 vs 머피’이 열린다.
한국 팬에게 가장 관심이 가는 매치는 메인이벤트가 아니라 이창호(10승 1패)다. 이번 대회에서 ROAD TO UFC 시즌 2 밴텀급 토너먼트 우승자 이창호는 UFC 데뷔전을 치른다.
상대는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DWCS) 계약자 코르테비어스 로미어스다. 둘 다 저돌적인 그래플러여서 화끈한 그래플링 대결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데뷔전임에도 해외 도박사들은 이창호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메인이벤트에선 페더급 랭킹 8위 조쉬 에멧과 10위 르론 머피가 격돌한다.
‘개미지옥’ 이창호 연속된 불운으로 데뷔전을 늦게 치르게 됐다. 2023년 진행된 ROAD TO UFC(RTU) 시즌2 밴텀급 결승은 상대 샤오롱의 부상으로 반 년 지연됐다. 결국 지난해 6월 우승 후 UFC 계약을 얻었지만 부상을 입으며 또 10개월간 공백기를 가졌다.
결국 ROAD TO UFC 시즌3 밴텀급 우승자 유수영이 오히려 먼저 UFC에 정식 데뷔했다. 이창호는 “(유수영이) 데뷔전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걸 보고 동기부여가 됐다. 데뷔전이 얼마 안 남아서 UFC 선수가 된다는 실감이 난다”고 UFC 첫 경기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공백기 동안 갈고 닦은 새로운 무기를 보여줄 차례다. 테이크다운에 이은 강력한 그라운드 앤 파운드를 주무기로 하는 이창호는 공백기 동안 타격 실력을 가다듬었다. UFC 밴텀급 챔피언 메랍 드발리쉬빌리처럼 타격 압박을 먼저 걸어 그래플링의 위력을 배가시킬 계획이다.
UFC 첫 상대 로미어스는 새로운 이창호의 모습을 시험할 좋은 상대다. 이창호처럼 강력한 그래플링을 바탕으로 상대에게 돌진하는 저돌적 파이터다. 지난해 UFC와 계약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통산 전적은 9승 3패다.
이창호는 로미어스가 “완력이 좋지만 투박한 편이다. 기술과 체력을 포함한 모든 방면에서 내가 압도할 것 같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로미어스는 “우린 비슷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다”며 이창호와의 대결을 환영했다. 그는 “나도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이창호도 진흙탕 싸움을 벌인다. UFC가 나와 이창호를 붙인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는 UFC의 다른 오디션 프로 출신 선수들 간의 대결이다. 이창호는 아시아 등용문인 RTU, 로미어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DWCS를 통해 UFC와 계약했다.
DWCS에선 자마할 힐, 션 오말리 같은 챔피언들을 배출했다. 이창호는 “RTU 선수들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경기를 “RTU 대 DWCS의 대결”이라고 표현했다.
해외 도박사들은 이창호의 근소 우세를 점치고 있다. 배당률에 반영된 이창호의 UFC 데뷔전 승리 확률은 55% 정도다.
이창호는 최근 영화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바둑기사 이창호 9단과 이름이 같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있는 분”이라며 “그분의 커리어를 최대한 쫓아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창호는 “오래 기다린 데뷔전인 만큼 화끈하게 싸우고, 이겨서 돌아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