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1인에게 권한 집중 협치 실종"…비명 "개헌은 책무"
이재명 "개헌도 중요하지만 내란 극복이 훨씬 더 중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4.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안을 함께 투표하는 방안에 사실상 반대입장을 밝히자 여야 '개헌 찬성론자'들이 일제히 이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원식 국회의장은 전날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할 것은 제안했다. 우 의장은 이날도 입장문을 내고 "개헌은 제 정당 간 합의하는 만큼 하면 된다. 국민투표법 개정부터 서두르자"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개헌보다는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개헌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 파괴를 막는 것,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 내란 극복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선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개헌은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게재, 계엄 요건 강화로 한정했다. 대선 날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안을 국민 투표에 부치자는 우 의장의 제안을 거절한 셈이다.

반면 우 의장 제안에 국민의힘은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그동안 우리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목도해 왔다"며 "대통령 1인에게 국정의 모든 권한이 집중되며 협치는 실종되고, 정치가 진영 대결로 변질됐다"고 개헌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민주당은 시대교체를 반대하는 '호헌 세력'임을 보여줬다. 오늘 이 대표는 '논쟁만 격화되는, 국론 분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개헌에 선을 그었다"며 "한마디로 개헌은 '나중에, 나중에' 하고, 의회 독재에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까지 다 휘둘러 보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와 경선에서 맞불을 비명계 주자들도 권력구조 개편 개헌을 주장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1987년 6월 항쟁 이후 10월 27일에 국민 투표를 통과시켰다. 4개월 만에 다 했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역시 이 대표를 향해 "개헌과 내란 종식은 동전의 앞뒷면"이라며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새롭게 출발시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이 기회다. 개헌 로드맵만큼은 분명히 제시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명계 양기대 전 민주당 의원도 "개헌과 내란 종식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새 정부 출범후 개헌을 하겠다는 것은 과거의 사례를 비추어 볼 때 안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 대표의 대선 후 권력분산 개헌 입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 발언은 추진 가능성을 열어 둔 의미 있는 발언이었다"며 "내란 세력으로부터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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