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4보다 개발비용 저렴하고
반응속도 빠른 맞춤형 모델 러시
오픈AI ‘나노’·MS ‘파이’ 내놔
LG유플러스·네이버 등도 참전
미국발(發) 관세전쟁으로 초거대 인공지능(AI) 구축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되자, 대안으로 떠오른 ‘경량화 AI’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 간의 주도권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경량화 AI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 학습으로 정보 일반을 다루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달리 특정 분야를 맞춤형으로 다루기 때문에 그만큼 가성비가 우수하다. 전력 소모량은 물론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비용 부담도 적어 AI 후발주자인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앞다퉈 새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14일(현지시간) 경량화 AI 모델인 ‘GPT-4.1 미니·나노’를 공개했다. 오픈AI는 “GPT-4.1 미니는 개발자들이 실험하기에 저렴한 모델이며, GPT-4.1 나노는 지금까지 공개된 오픈AI 모델 중 가장 작고 빠르며 저렴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오픈AI가 앞서 공개한 경량화 AI 모델인 ‘o3 미니’는 기존 범용 모델인 GPT-4와 달리 고급 추론에 특화됐다. 수학·과학·코딩 등 특정 분야에서는 o3 미니가 이전 추론 모델인 o1을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구글도 스마트폰용 AI ‘제미나이 나노’에 이어 경량화 대규모언어모델(sLLM) ‘제미나이 2.5 플래시’를 최근 공개했다. 제미나이 2.5 플래시는 질문의 복잡한 정도에 따라 처리 시간을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다. 그 덕분에 간단한 요청에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한 답변을 내놓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sLLM 모델인 ‘파이’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올 초 출시한 ‘파이-4 미니’는 작은 규모에도 LLM 수준의 성능을 제공할 수 있어 스마트폰·사물인터넷 기기·자동차·로봇 등 디바이스에서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MS는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GPT-4와 같은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에는 1억 달러(약 1424억 원)가 들지만, 소형 및 중형 모델은 대부분 1000만 달러 미만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다”고 했다.
AI 후발주자인 국내 IT·통신기업들도 잇달아 경량화 AI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LG AI연구원도 초거대 AI ‘엑사원’의 경량 모델을 최근 공개했으며, LG유플러스는 통신 플랫폼 데이터에 특화한 sLLM ‘익시젠’을 기반으로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선보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출시한 sLLM ‘하이퍼클로바 대시’를 국내 행정기관과 금융 등으로 사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27년까지 특정 작업에 특화한 sLLM의 전체 사용량이 범용 LLM 사용량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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