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여파 우려에 애플 재고 비축 속도
관세 예외 여부 ‘촉각’… 韓 부품사에 호재 가능성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 '아이폰 16 시리즈'가 전시돼 있다./뉴스1
미국과 중국이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애플의 올 2분기 아이폰·아이패드 생산량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재고를 비축하고, 관세가 발효되기 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스마트폰 등에 대해서는 유연한 관세 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세에 따른 단가 인하 압박을 우려했던 국내 애플 협력사들도 일단 안도하게 됐다.
16일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 2분기 애플의 아이폰 생샨량 예상치는 4100만대에서 4500만대로 상향 조정됐다.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패드 생산량 전망치도 1150만대에서 1300만대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4% 늘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하루 사이에 바뀌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관세가 발효되기 전 제품을 빠르게 확보해 각국에 재고 수준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애플 관련 모델의 재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세 불확실성으로 생산기지 다변화를 위해 인도 생산량도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국내 애플 부품사에게 애플의 생산량 증가 소식은 긍정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지난해 애플 관련 비중은 각각 54%, 81%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40% 이상의 매출이 애플을 통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바일과 반도체 등 전자제품에 대해서는 ‘유연한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관세에 따른 단가 인하 압박 우려도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11일(현지시각)는 “스마트폰, 반도체(SSD, 장비 포함) 등이 미국 정부가 부과하는 ‘상호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발표했다.
당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애플의 생산기지가 위치한 중국(145%)과 베트남(46%)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부품사들에게 단가 인하 압박이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었다. 관세로 인해 제조 비용이 상승하게 되면 애플도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등 수익성 방어를 위한 조치를 단행할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에게만 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을 전가할 수 없어 부품사에 단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올 2분기에 생산하게 되는 모델은 지난해 이미 출시된 제품”며 “하반기 아이폰17 등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생산량이 증가하게 되고, 관세 압박도 벗어나게 된다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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