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장 르포
임플란트 생산 1위 오스템…2㎛ 오차도 잡아내
年 1000만개 생산…32國 수출
수술실보다 10배 더 깨끗해
모든 단계마다 정밀 공정
현미경으로 무작위 검사
지난 19일 부산 석대동 오스템임플란트 1공장 클린룸에서 근로자들이 치아 임플란트를 코팅·세척하고 있다. 이곳 클린룸은 고위험도 수술실 대비 10배 이상 깨끗한 공기 질을 유지한다. 오현아 기자
지난 19일 방문한 부산 석대동 석대첨단산업단지의 오스템임플란트 공장 청정실(클린룸). 직원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진복을 입고 임플란트 코팅과 최종 세척작업을 하고 있었다. 김익진 품질본부장은 “클린룸은 수술실 대비 10배 가까이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감기에 걸린 직원은 입실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 공장은 연면적이 1만9000㎡ 수준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임플란트 생산 규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이곳에서 지난해 만든 임플란트만 약 1000만 개에 달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 공장의 정밀 공정과 생산 능력에 힘입어 8년 연속 세계 임플란트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표준보다 엄격한 청결도
오스템임플란트의 제품은 티타늄을 깎는 ‘가공’, 알루미늄 파우더를 뿌리는 ‘물리적 표면처리(블라스팅)’, 화학약품을 이용한 ‘화학적 표면처리(에칭)’, 약품을 발라 임플란트의 성공적인 골 유착을 돕는 ‘코팅’, 개별 포장의 단계를 거쳐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단계마다 실험실이나 수술실을 방불케 하는 정밀 공정이 눈에 띄었다. 가공 공정은 티타늄을 깎는 기계 중간에 현미경이 자리잡고 있었다. 작업자들은 수시로 기계에서 나온 임플란트를 들고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무작위로 제품을 골라 설계대로 잘 깎여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에서는 제품 두께나 길이가 약 2㎛(마이크로미터, 0.002㎜) 즉 머리카락 두께의 50분의 1 수준이라도 차이가 나면 불량품으로 판정한다. 홍성조 오스템임플란트 생산총괄본부장(부사장)은 “환자들이 구강에서 차이를 느끼기 시작하는 편차는 약 50㎛(0.05㎜)부터지만 이보다 더 정밀하게 편차를 확인하고 있다”며 “환자의 몸에 심어 10년 이상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작업자들이 불량품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기계 장비로 다시 한번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팅이나 세척이 진행되는 클린룸도 업계 표준보다 훨씬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임플란트 공장은 고위험 수술실 수준의 공기청정도를 유지해야 한다. 홍 부사장은 “100년 이상 업력의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스위스 스트라우만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年 1만 종 생산…자동화로 생산력↑
오스템임플란트 공장에서 지난해 생산된 임플란트와 드릴 등 전체 장비는 약 1800만 개다. 한 해에 제작되는 임플란트만 약 1만 종이다. 임플란트의 두께와 길이, 곡률, 표면 처리 기법, 코팅되는 약물 등 여러 가지 조합을 하면 수만 개의 임플란트 종류가 나온다. 수많은 임플란트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 몽골 캐나다 등 32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생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표면 처리 자동화 장비였다. 임플란트의 인공치근 부위는 표면 처리를 통해 울퉁불퉁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잇몸 위 돌출 부위는 이물질이나 세균 침입을 막기 위해 매끄럽게 유지해야 한다. 기존에는 윗부분을 테이프로 가리는 마스킹 작업부터 알루미늄 파우더를 쏘는 블라스팅, 이후 검수까지 모두 작업자가 일일이 진행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 모든 작업을 자동화해 공정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홍 부사장은 “자동화할 수 있는 공정을 찾아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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