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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찬익 기자] 올림픽 호흡은 어디 가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파리에서 오래 막혀있던 올림픽 메달 물꼬를 여는 활약을 펼친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 혼합복식조가 국제대회 정상에 다시 섰다. 인도 첸나이에서 치러진 WTT 스타 컨텐더 첸나이 2025 혼합복식을 우승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30일 오후 치러진 결승전에서 일본의 요시무라 마하루-오도 사츠키 조를 3대 0(11-8, 11-5, 11-4)으로 완파했다. 올림픽 무대를 주름잡은 시스템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두 파트너는 번갈아 지키고 번갈아 결정했다. 상대는 8강전에서 마츠시마 소라-하리모토 미와(일본), 4강전에서 대회 1번 시드 웡춘팅-두호이켐(홍콩) 등 강자들을 꺾고 올라온 난적이었으나 임종훈-신유빈 조가 반전의 여지를 허용하지 않았다. WTT 제공
2번 시드 임종훈-신유빈 조는 사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2024 파리올림픽 동메달 등 오랜 호흡만큼이나 화려한 전적을 보유한 페어였다. 기대대로 8강전 찬 발드윈-주청주(홍콩), 4강전 홈그라운드 마누시 사아-디야 치탈레(인도), 그리고 한일전으로 치러진 결승전에서 차례차례 완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WTT 컨텐더 시리즈에서도 많은 전적을 쌓아올린 페어다. 2022년 노바고리차, 23년 리우, 24년 리우, 라고스, 고아 등 이전까지 5회나 우승 전적이 있다. 이번 대회 우승은 컨텐더 시리즈 통산 여섯 번째, 상위 레벨인 스타 컨텐더만 보면 24년 고아 대회에 이은 두 번째 우승이다. 5월 도하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훌륭한 워밍업을 수행한 결과도 됐다. 전날 이미 남자복식을 우승한 임종훈은 이번 대회 복식 2관왕에 올랐다. WTT 제공
한편 오준성(18‧수성방통고, 세계36위)이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30일 밤 대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복병 티보 포르레(20‧프랑스, 세계54위)를 꺾었다. 치열한 풀-게임접전을 극복했다. 6일간 치열한 경쟁을 이어온 ‘WTT 스타 컨텐더 첸나이 2025’ 국제탁구대회를 오준성이 가장 높은 자리에서 마쳤다.
오준성은 이번 대회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32강전 찬 발드윈(20‧홍콩, 세계83위)을 3대 1(11-9, 11-7, 6-11, 14-12), 16강전 오마 아싸르(33‧이집트, 세계19위)를 3대 1(11-13, 11-8, 11-4, 11-4), 8강전 토미슬라브 푸카르(29‧크로아티아, 세계42위)를 역시 3대 1(12-10, 7-11, 13-11, 11-4)로 꺾었다. 토미슬라브 푸카르는 16강전에서 이번 대회 1번 시드 하리모토 토모카즈(21‧일본, 세계3위)를 이긴 강자였지만 오준성이 더 강했다. 그리고 4강전에서 프랑스의 신예 플라비엔 코통(16, 세계106위)을 3대 0(11-4, 12-10, 11-7)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으며, 최종전에서 풀-게임승부의 고비를 넘어 마침내 우승 마침표를 찍었다. WTT 제공
2006년생 오준성은 한국대표팀 막내지만 이미 한국 챔피언이다. 2023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남자단식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고, 2024년 종별선수권, 대통령기 등도 모두 우승했다. 국가대표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2023년 평창, 2024년 아스타나 아시아선수권 등에서 활약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열린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남자단식 8강전에서 당대 최강자 왕추친(중국)을 꺾고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아시아선수권에서의 맹활약 이후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시 한 번 국제무대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했다.
오준성의 남자단식 우승과 더불어 WTT 스타 컨텐더 첸나이 2025 국제탁구대회도 모든 막을 내렸다. 한국 대표팀은 오준성의 남자단식 외에 임종훈-안재현 조의 남자복식, 임종훈-신유빈 조의 혼합복식까지 세 종목을 우승했다. 여자복식 신유빈-유한나 조의 준우승과 여자단식 신유빈(대한항공),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의 3위까지 모든 출전 종목에서 성과를 올렸다. 이번 대회는 오상은‧석은미 남녀 사령탑 체제 하에서 대표팀이 공식 파견된 첫 번째 국제대회라는 점에서도 주목 받았다. 대표팀이 첫 공식 대회에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WTT 제공
지난 25일부터 30일까지 인도 첸나이에서 치러진 이 대회는 국제탁구연맹(ITTF) 국제대회 기구 WTT가 주최한 프로투어 시리즈다. 컨텐더보다 상위 레벨 대회로 최강 중국이 불참했지만 유럽, 일본 등에서 강자들이 두루 출전해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자랑했다. 이번 대회 남자단식 우승자 오준성과 여자단식 우승자 하리모토 미와에게는 10,000달러의 상금과 600점의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진다. 컨텐더 시리즈 개인 첫 우승을 넘어 세계랭킹을 수직 상승시킬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것도 오준성에게는 더욱 각별한 성과로 남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