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 공개…韓 국방 '절충교역' 첫 포함
상호관세 이틀 앞두고 발표…소고기 연령 제한, 의약품 가격정책 등도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하기 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부과를 이틀 앞두고 한국의 무역장벽으로 국방 분야에서 '절충교역'을 처음 지적했다.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금지 규제와 배기가스 규제로 인한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시장 접근성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의 주요 무역장벽에 포함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1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공개했다.
USTR의 보고서는 매년 정기적으로 발표하지만,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로 예고한 상호관세 발표를 이틀 앞두고 나와 특히 주목된다.
대부분 항목이 지난해 보고서와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정부조달 분야에서 한국의 국방 조달에 무역장벽이 있다고 USTR은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 방위 산업 조달 분야 무역장벽과 관련, "한국 정부는 방위 산업 상쇄 거래 프로그램(defense offset program)을 통해 외국 방산 기술보다 국내 기술과 제품을 우선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 금액이 1000만 달러를 초과하는 경우 외국 계약자에게 절충교역(offset obligation)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방위 산업에서의 조달 계약을 근거로 기술 이전 등의 의무가 미국 방산업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속해서 제기해 온 자동차 관련 규제와 미국산 소고기 관련 규제는 올해 보고서에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배출 관련 구성요소(ERC) 규제에 대한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우려가 거듭 제기됐다고 밝혔다.
USTR은 보고서에서 "자동차 제조업체와 수입업체는 ERC의 실질적인 변경에 대한 수정 인증서를 취득하거나, 사소한 변경에 대한 수정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자동차 업계는 어떤 유형의 변경이 어떤 범주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표명했다"라고 소개했다.
또 자동차 수입과 관련한 법을 위반할 경우 한국 세관 당국이 업체를 형사 기소할 수 있는데, 정작 세관 당국은 한국에서 제조된 차량을 조사할 권한도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주요 위생장벽으로 30개월 이상 연령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연령대와 상관없이 소고기 패티, 육포, 소시지 등 가공된 소고기 제품의 수입을 한국이 금지하는 것을 꼽았다.
블루베리, 감자, 사과, 체리, 배, 당근 등 미국 측이 한국에 대해 시장 접근 확대를 요구한 농산물에 대한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의 검역 단계 계류도 미국 업계가 지적한 주요 규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사료시장 규제, 잔류농약기준,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 등도 주요 위생장벽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와 별도로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예고한 가운데, 제약 및 의료 기기 산업의 경우 한국의 가격 책정 및 변제 정책에 투명성이 부족하고 정부가 제안한 정책 변경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USTR은 기술적인 무역 장벽으로 한국의 화학물질관리법과 라벨링 규제를 지적했다.
서비스 분야 무역장벽으로는 해외 OTT 플랫폼에 한국 콘텐츠 유통을 요구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해외 콘텐츠 사업자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 해외 기업의 한국 내 지도 및 위치 기반 데이터 사용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을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규정했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통신 및 방송 분야 해외 투자 제한, 원자력 발전소의 외국 소유 금지, 비원자력 발전소 해외 소유 제한 등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미국 수출업체가 직면한 외국 무역장벽과 이러한 장벽을 줄이기 위한 USTR의 과제와 성과를 설명하는 연례 보고서다.
올해 보고서는 총 397페이지 분량이며 국가별 무역장벽을 소개하는 내용 중 한국은 5페이지 분량이다.
미 무역법은 USTR이 매년 3월 31일까지 대통령과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데,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로 예고한 상호관세 발표를 이틀 앞두고 보고서가 공개돼 관심을 모은다.
이날 관련 보도자료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현대 역사상 어떤 미국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만큼 미국 수출업체가 직면한 광범위하고 해로운 외국 무역장벽을 인식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2025.02.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ryupd0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