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로고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소셜 미디어 활동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커지는 가운데 유튜브가 청소년 보호 정책을 업데이트했다. 가짜뉴스와 쇼츠 중독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모습이다.
1일 IT(정보기솔)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최근 청소년 이용자를 위해 영상 추천 순서에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적용했다. 이는 청소년 이용자에게 단일 영상은 큰 해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시청할 경우 일부 이용자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해당 영상 시청률을 분산시키기 위함이다. 유튜브는 현재 안전장치를 공격적인 영상이나 체형 비교 영상 등에 적용하고 있다.
유튜브는 금융 주제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청소년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비현실적이거나 잘못된 금융 조언이 담긴 영상을 제한한다. 또 시험에서의 부정행위,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거짓말 등이 담긴 비행 또는 부정적인 행동을 묘사하는 영상, 잔인하고 악의적인 묘사가 들어간 영상이나 타인을 조롱하도록 부추기는 영상도 시청을 제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튜브는 가족 센터를 개선해 청소년 계정과 부모 계정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부모가 청소년의 채널, 업로드 수, 댓글, 구독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휴식 시간 및 취침 시간 알림을 설정해 잠시 영상 시청을 중단하도록 알려주고 잠자리에 들도록 유도한다. 이 알림은 쇼츠 및 롱폼 영상의 전체화면에 나타난다.
유튜브의 이런 조치는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심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고위험군+잠재적위험군)은 청소년(만 10~19세)이 42.6%로 가장 많았다. 이들 과의존 위험군은 영화·TV·동영상 콘텐츠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청소년의 과도한 스마트폰 및 소셜 미디어 이용이 문제가 되자 다른 플랫폼도 조치에 나섰다.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는 최근 청소년 이용자 계정을 비공개로 설정하고 하루 이용 시간이 1시간을 넘으면 이용 종료 알림이 표시되도록 했다. 틱톡도 친구를 초대하면 보상을 주는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스냅챗은 부모가 자녀의 대화 목록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개발 과정에서부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봉섭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연구위원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 제공자들이 서비스를 새로 내놓기 전 청소년 이용자에게 얼마나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전에 평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한편 최진응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청소년의 소셜 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은 적정성 등 다양한 차원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검토가 필요하다"며 "특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규제는 표현의 자유뿐만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 및 기타 여러 기본권을 크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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