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정치적 위기"
헌재 앞 삼엄한 경비·폭력 사태 우려 보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하루 앞둔 3일 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경찰이 근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진행되는 4일 외신들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한국 상황을 보도하며 윤 대통령의 선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탄핵된 윤 전 대통령, 운명을 결정하는 법원 판결에 직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민주주의 성공 사례로 여겨지는 국가에서 위기를 촉발하며 짧은 계엄령을 선언한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할지 복직시킬지 여부를 판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직이 박탈될 경우 60일 이내 대선이 치러지는 등 향후 시나리오를 전했다. 복권 시에는 "윤 대통령은 아시아 4위 경제 대국이 주요 안보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 부과된 고율 관세 여파를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3일(현지시간) "판결 결과가 무엇이든 전문가들은 국내 분열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지난 4개월 동안 수백만 명이 거리에서 윤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지지하는 과정에서 이미 심각했던 한국의 보수·자유주의 분열이 더욱 심화된 상황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AP통신 또한 "그의 정치적 운명이 결정되겠지만, 윤석열의 계엄령 발동으로 인한 혼란이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헌재가 있는 구역의 이름이 '안국(安國)'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평화로운 나라'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조용하던 대한민국 헌법재판소 밖의 거리가 이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정치적 중심지가 됐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지난해 12월 민주주의를 중단시키려는 불운한 시도 이후 윤 대통령 탄핵안 판결을 기다리는 한국인들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아이러니"라고 평가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탄핵 심판을 앞둔 서울의 분위기를 설명하며 "서울은 긴장되고 감정적인 하루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카이뉴스는 윤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빚어졌던 일련의 정치적 갈등 및 스캔들을 열거하며 "윤 대통령을 축출한다면 그의 지지자들로부터 거대한 반발이 촉발될 수 있다"면서도 "복직시킨다면 탄핵 소추 이후 줄어들던 진보적 시위가 다시 불이 붙을 것"이라고 전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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