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후 111일 역대 최장 심리…갖가지 시나리오 난무
"내부 이견 조율 복잡…이재명 상고심 영향도"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정재민 윤주현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결정하면서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최장 심리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재판관들 사이의 엇갈린 의견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상고심 등 정치적인 고려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4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 결정을 내렸다.
비상계엄 후 122일, 윤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지 111일 만에 결론이 난 것으로 이는 탄핵 소추 기준으로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노무현 전 대통령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 91일) 중 최장 기록이다.
변론 종결 이후 선고까지 걸린 시간도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지난 2월 25일 변론 종결 이후 38일 만에 결론이 났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각각 14일, 11일이 걸렸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 5개 모두를 인정했고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다수 의견에 반대하는 '반대 의견'이나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이유를 달리할 때 내는 별개 의견 등 '소수 의견'은 없었다.
다만 일부 재판관들이 결론에 동의하나 이유를 보충할 때 내는 '보충 의견'만 있었다.
구체적으론 △다른 회기에도 탄핵소추안의 발의 횟수를 제한하는 입법 필요(정형식) △증거 법칙과 관련 탄핵 심판 절차에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이미선, 김형두) △탄핵 심판 절차에서 앞으로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김복형, 조한창) 등 탄핵 심판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헌재가 장고를 거듭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그간 선고기일이 장기간 지정되지 않으면서 재판관 8명의 의견이 엇갈린다는 등 다양한 예측이 나왔다.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처음부터 만장일치였다면 길어질 이유가 없다"며 "보통 1~2주에 끝나는 데 한 달이 넘었다는 것은 내부 이견 조율이 굉장히 길고 복잡했다고 볼 수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란이 인정되는지 여부보다는 비상계엄의 중대한 불법이라는 점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 기각 5인·인용 1인·각하 2인 의견으로 기각하면서 재판관들의 성향에 따라 만장일치 인용, 7대 1 또는 6대 2 인용 혹은 5대 3 또는 4대 4 구도로 기각 가능성도 비쳤다.
이밖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압박, 헌재의 과거 판결 전례, 4월 18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 등 선고기일을 둘러싼 갖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이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 고3 첫 3월 모의고사, 헌재의 과거 선고 전례 등으로 결국 4월로 미뤄졌다는 평이다.
이에 사회적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헌재를 향한 불만과 불신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법조계에선 재판관들의 의견 불일치, 재판관 2명의 퇴임, 헌재를 향한 국민 불신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심 선고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됐다고 봤다.
박진영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마 이 대표 선고 이후에 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 과정을 너무 서둘러 이 대표 2심 이전에 결정하려는 의심을 많이 받았다.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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