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일 갑호비상, 헌재 난입 차단… 어제부터 200m 구간 차벽 설치
안국역 폐쇄, 광화문역 무정차 검토
탄핵 찬반 집회 분리해 충돌 예방… 궁궐 문닫고 인근 공사장도 휴업
4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때 인근 안국역 일대와 광화문은 경찰버스 ‘차벽’과 기동대로 촘촘히 둘러싸여 통제될 예정이다. 안국역을 비롯한 인근 지하철역도 열차가 서지 않고 통과해 직장인들은 출근길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탄핵 찬반 시위가 곳곳에서 격화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경찰은 양쪽 시위대의 충돌을 막는 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불상사를 대비해 의료진과 소방 인력도 곳곳에 배치된다.
● 1일 안국역 출입구 먼저 폐쇄… 선고일 갑호비상
경찰은 선고 사흘 전인 1일부터 24시간 상황관리 체제에 돌입하고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안국역 2번 출구에서 재동초등학교까지 약 200m 구간에 경찰 차벽이 설치됐고, 차량과 보행자의 통행도 통제됐다. 경찰은 헌재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인 시위대에도 철수를 요청했다. 낮 12시부터는 안국역 2∼5번 출입구가 모두 폐쇄됐다. 경찰은 2일 지휘관 화상회의를 열고 경비 대책을 최종 점검할 계획이다.
선고 당일 경찰은 예고한 대로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헌재 반경 약 100m 이내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 철저히 출입을 통제한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사거리 일대는 경찰버스 차벽이 둘러싼다. 안국역은 모든 출입구 이용이 전면 통제되고 열차도 서지 않고 그냥 통과한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내렸던 직장인들은 경복궁역이나 종로3가역에서 내려 걸어와야 한다. 역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광화문역, 경복궁역, 종로3가역, 종각역, 시청역, 한강진역도 무정차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당일 상황에 따라 출근길 혼란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헌재 주변 학교들은 모두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인근 교동초, 운현초, 중앙중, 중앙고 등 학교와 유치원 11곳이 문을 닫는다.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의 한남초와 병설유치원도 휴업한다. 헌재 주변 궁궐과 박물관 등 문화유적 시설도 하루 문을 닫는다.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창덕궁, 덕수궁,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모두 휴관한다.
● 기동대 1만4000명 투입하고 차벽, 집회 대응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탄핵 촉구 진영 사이의 격렬한 집회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찰은 이날 전국 가용 경찰력을 총동원한다. 전체 기동대 338개 부대 2만여 명 중 210개 부대 1만4000여 명을 서울에 집중 배치한다. 전국 가용 기동대의 60%가 서울에 투입되는 셈이다. 서울경찰청 기동대는 안국역과 광화문 일대를, 그 외 지방에서 상경한 기동대는 대사관 경비 등을 맡는다.
경찰은 양측 집회 참가자들이 충돌하지 않도록 미리 구역을 나눠 놓을 방침이다. 안국역을 기준으로 서쪽에는 탄핵 찬성 집회가, 동쪽과 남쪽에는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헌재에서 다소 떨어진 광화문 역시 이날 하루 종일 집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광장을 기준으로 북쪽에는 탄핵 촉구 집회가, 남쪽에는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다. 경찰은 그 사이를 차벽으로 막을 예정이다.
● ‘헌재 난입’ 가장 우려… 의료진도 곳곳 배치
경찰은 집회 격화가 불상사나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장 경계하며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1월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난입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경찰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시위대가 헌재로 난입하는 상황이다. 선고 당일 경찰은 형사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물론 경찰기동대도 가까운 곳에 대기시킬 예정이다. 시위대가 헌재에 난입하면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시위에 동원될 수 있는 위험한 물품, 물건이 많은 헌재 주변 주유소, 공사장은 이날 하루 문을 닫는다. 경찰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기름이나 장비 등이 시위대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위험물을 투척할 가능성이 있는 인접 건물 22곳의 옥상 출입도 제한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헌재 반경 1㎞에 있는 노점상에 선고 당일 휴무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인근 상가에는 입간판, 화분, 유리병 등을 모두 치워 달라고 부탁했다.
부상자를 대비해 안국역, 청계광장, 한남동, 여의대로 등 4곳에는 현장 진료소가 세워지고 의사와 간호사가 배치된다. 서울시는 상황실과 연결된 교통·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통해 집회 지점을 주시하며 대응할 방침이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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